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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자들이 '통신 대장주' SK텔레콤을 빠져나가고 있다. 상반기 매도세가 지속되더니, 결국 30% 초반부까지 향해가며 이례적 흐름을 보인단 평가다. 시장에서는 제2의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주가나 실적의 흐름보다 성장성의 '근본'을 찾는 외인들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은 34%에 진입하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소폭의 보합이 있으나, 이달 들어 외국인투자자들은 10만주 이상을 연이어 팔며 보유주 수 2800만주 선이 깨지고 나선 고착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 추산으로도 매달 2000억원 이상이 팔려나간 수치다.
코로나의 제2차 대유행 조짐이 보이며 전반적인 증시가 꺾인 이유도 있지만, 시장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 분석에 골몰하고 있다. 이미 2분기 실적 발표 전후로 지분율 반등의 조짐이 없어 우려를 제기하는 시각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외국인투자자의 지분율이 꺾이는 것은 특수한 현상이다. 지난 2001년 외국계 투자자문사인 시그넘Ⅸ에 SK텔레콤의 지분이 매각되며 외국인지분율이 49%로 올라간 이래, 약 15년간 40%대를 보이며 '인기'를 유지해왔다. 지난 2016년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시도 당시의 변동을 제외하면, 지난해 하반기에 접어들기 전까지도 이는 굳건했다.
이상 조짐은 올해 1분기부터 시작됐다. 코로나 사태와 5G 설비투자로 인한 우려감이 더해진 가운데, 주가 역시 16만4000원 수준까지 떨어지며 연저점을 기록하던 시기였다. 이후 코로나 소강기와 2분기 실적발표 시기를 거치며 주가가 회복되는 동안에도 외국인의 순매도량은 가파른 증가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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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선 국내 통신사에 대한 외국인 투자심리의 변화를 지적하고 있다. 지난 6일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SK텔레콤은 연결기준 매출 4조6028억원, 영업익 3595억원을 기록하며 경쟁사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3거래일 이후 외인은 약 6만7000주를 다시 순매도하는 등 극적인 반전은 없었다.
한 증권사 통신 관련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과 자회사 상장 등 컨퍼런스콜에서 충분한 주가부양책을 제시하며 실제 주가 역시 반등을 보였지만, 이것이 외국인투자자들의 유인 요인은 되지 못한 셈”이라며 “매력적인 대형주인 것은 맞지만, 사실 SK텔레콤이 들고 있는 자회사나 사업 다각화의 전략이 전혀 새로운 방향은 아님을 시장에서도 한계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SK텔레콤의 외국인투자자 지분율이 정부 통신정책에 대한 민간 시장의 호응도와 연결된다는 분석도 있다. 공기업이었던 이력을 바탕으로 수십년간 외인 지분의 변동이 미미했던 KT는 다소 평가가 엇갈렸던 2분기 실적에도 움직임이 전무했다. LG유플러스는 이른바 '화웨이 장비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어 외인 심리가 좋지 못한 상황이다. 결국 대형주 중 유의미한 분석 결과를 보일 수 있는 것은 SK텔레콤 뿐인 셈이다.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일부 증권사에선 정부의 뉴딜정책에 대한 회의론도 제시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통신주가 함께 빠지면 사업의 성장가능성 선에서 모든 요인의 설명이 가능하지만, 5G 설비투자 속도를 발맞춰온 중국의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되려 주가 호황을 누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일본 통신주 등은 연초 대비 아웃퍼폼 하고있기 때문에 단순히 '통신산업의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는 걸로는 외국인 심리를 설명할 수 없다”며 “시기상 추론이 가능한 것은 상당한 투자 규모로 통신사에 영향을 미칠 '디지털 뉴딜' 정책 뿐인데, 외견상 정부와 합을 맞춰나가는 방식이 주주들에게 거부감이 들었다면 3분기에도 순매도 지속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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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8월 24일 07:00 게재]
SK텔레콤 외국인지분율 34%로 하향 기조
15년간 40% 사수해오다 연초 분위기 변동
상반기 실적 증명에도 '성장성'에 회의 제기
'디지털 뉴딜' 대한 외인 반감 보였단 분석도
15년간 40% 사수해오다 연초 분위기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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