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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처리업체 EMC홀딩스 인수전에서 승리한 SK그룹이 자금조달 방안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자체 여력이 충분해 여러 금융사들의 접근에도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SK가 산업은행과 자금조달 협의를 이어온 것으로 확인돼 외부 차입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다만 구조상 전면에 내세운 SK건설의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주사 내부에서도 수싸움이 치열한 상황이다.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SK㈜와 산업은행은 EMC홀딩스가 공개매각으로 전환한 시점부터 SK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오르기 전까지 인수금융 관련 논의를 이어왔다. 구체적 실행 시점이나 방식을 확정하지 않고, 산업은행의 다각도 제안을 SK㈜가 검토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산업은행은 입찰과정에서 SK건설의 유력한 경쟁자였던 골드만삭스PIA에 LOC(투자확약서)를 끊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에나 산업은행과 SK그룹이 조건을 새로 맞출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다. SK㈜가 유독 원매자들 사이에서도 금융사 조달에 관심도가 적다는 반응이 공유되면서 이 같은 전망은 더욱 강해졌다.
하지만 산업은행의 접촉은 물밑에서 진행됐다.
EMC홀딩스 지분이 공개매각으로 전환됐던 지난 3월 이후, 산업은행의 M&A자문 부서와 인수금융 부서는 각각 골드만삭스, SK㈜와 논의를 진행했다. M&A 자문 부서는 다른 증권사들의 자금을 이용한 투자 방안을 마련해 골드만 측과의 협상을 이어간 반면, 인수금융 부서는 SK㈜의 외부차입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인수금융 주선에 관한 조건 등을 맞추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서간의 강한 차이니즈월 때문에 원매자 접근은 따로 진행됐다.
한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는 “당연히 많은 금융사들의 노크가 있었지만, 산은은 딜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SK㈜와 함께했던 것으로 안다”며 ”지주 쪽에서 다수의 금융기관과 접촉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었고, 조건이나 인수금융 툴(Tool)에 대한 포괄적인 자문까지 진행한 건 산은이 사실상 유일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원활한 협상을 이어온 것은 관계 이외에도 국책은행의 장점을 활용한 낮은 조달금리를 부각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거래의 규모와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산업은행은 대출 기준 2~3%대 금리를 가정했을 시 특수목적회사(SPC) 기법 등으로 인한 신용도 저하를 고려하더라도 3% 후반대 금리를 내놓은 사례가 많다. 지난해 산업은행은 태림포장 인수전에서 3% 중반, KCFT 인수전에서 3% 중후반대 인수금융 금리를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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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이를 곧바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환경사업의 특성상 인수 전면에 나선 SK건설은 지속적으로 재무 상황의 발목을 잡아왔던 상환우선주의 영향으로 부채비율 관리가 좋지 못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건설이 전량 차입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조정부채비율은 연결기준 460%, 별도기준 418%으로 기존 대비 약 100% 상당이 치솟는다. SK하이닉스 등 계열 공사가 수익으로 산입되며 현금성 자산은 6000억원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이는 인수가액의 절반 수준을 약간 상회하는데 그친다. 부채비율은 SK건설의 주요 먹거리인 해외 사업 수주의 지표로 활용되고, 신용평가사들이 등급 변동 요인으로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 섣부른 차입규모 증가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SK그룹이 나서서 그룹의 유동성을 집중하기도 다소 부담스런 상황이다. 전사적인 비핵심 사업 정리와 현금화를 진행하고 있는 SK그룹은 현재 유료방송 M&A 이외에도 지주 차원의 다양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의 재유행 속에서 함부로 유동성을 소모하기 어려운 이유도 존재한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SPC가 워낙 많아 연결 재무제표도 중요한 자료로 취급받기 때문에, 인수구조를 잘 짜는 게 우선일 것”이라며 “하지만 툴(Tool)로 재무 상황을 방어하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금리 수준과 차입 규모도 적정량으로 가늠해볼 필요는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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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8월 27일 07:00 게재]
골드만PIA와 별개로 SK㈜와 인수금융 논의
관계 이외에도 3% 후반대 금리 매력으로 꼽혀
자체 여력 충분하지만 SK건설 부채비율은 발목
투자처 물색·코로나로 유동성 소모 부담 지적도
관계 이외에도 3% 후반대 금리 매력으로 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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