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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의 중심에 선 회사는 단연 삼성전자, 삼성물산 그리고 삼성생명이다. 최근 보험업법 개정 추진은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을 더 앞당기고 있다.
지배구조 문제 해결의 핵심은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이고, 여기서 핵심 축은 ‘이재용 부회장(17.33%)→삼성물산(5.01%)→삼성전자’ 연결고리의 강화다. 변수는 '이건희 회장ㆍ삼성물산 (각각 20.76%, 19.34%)→ 삼성생명(8.51%)→삼성전자'의 고리다. 보험업법 개정안 추진을 고려하면 삼성생명은 핵심자산의 매각과 더불어 그룹 내 위상이 크게 약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불안감은 상당히 클 전망이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회사가 자산의 3%가 넘는 규모의 자회사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180석에 육박하는 거대 여당의 의지로 인해 21대 국회에서 통과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여기서 3%의 규모를 책정할 때 최초 취득금액이 아닌 시가로 평가하도록 하는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갖게 만든 삼성전자 8.51%가운데 3%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이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6월 개정안이 발의되자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가 주식시장의 가장 큰 화두가 됐다. 무려 20조원이 넘는 규모다. 게다가 이 지분이 외부에 넘어가면 삼성전자 경영권이 흔들린다.
결국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주식을 외부에 매각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삼성물산이 해당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유일한 계열사다. 이런 상황을 종합 고려할 때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감, 삼성생명은 지분 매각 그리고 특별배당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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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돈이었다. 그러나 삼성물산이 43.44% 최대주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올해 들어 수직상승하며 '삼성물산의 삼성바이오 주식가치 =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가치'와 유사해졌다. 즉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 주식을 팔든가 교환하면서 대신 삼성생명으로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사오면 된다는 시나리오에 힘이 실렸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도 삼성바이로직스의 단일 최대주주 이자 1대 주주가 되는 효과가 생긴다.
과거엔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삼성물산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 신규순환출자고리가 형성된다는 이유로 매입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삼성물산에 대한 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하면서 이 논란은 일단락 됐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삼성물산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자회사 지분가치가 전체 자산의 50%가 넘는 회사는 지주회사로 자동 전환된다.
게다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사오게 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삼성전자의 지분율을 20%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전체(8.5%)를 인수한다하더라도 지분율은 13.5%에 불과하기 때문에 약 6.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약 350조원을 고려하면 또 다시 20조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선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사오는 방안 외에는 다른 지배구조개편안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삼성물산은 지주회사전환 이슈, 양도세 이슈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대규모 재원 마련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시가총액 약 53조원)의 지분(43.4%) 가치는 약 23조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이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도 있다. 결국 삼성물산의 가장 핵심적인 재원마련 창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인 셈이다.
이 때문에 삼성바이오의 성장은 삼성물산의 재원 확보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적 분위기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올 상반기엔 14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388억원 적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매출액은 3077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4%가 성장했다. 이는 기존 공장의 가동률이 급증하면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인데, 회사는 글로벌 제약회사의 주문량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공장인 제 4공장이 조기 착공에 돌입했다.
코로나 사태를 맞아 반사효과를 누린 주가는 올해 초 40만원이 채 되지 않았으나 반년새 2배이상 급등했다. 현재는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다섯 손가락안에 든다. 생산능력은 전세계 CMO(의약품위탁생산업체) 가운데 1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가능성에 의심을 갖는 투자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미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 주가를 100만원 이상으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전망에는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규모가 연간 10%씩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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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의 고공행진, 즉 높은 기업가치평가(고 밸류에이션) 논란이 지속할 것이란 점은 사실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수익배율(PER)은 약 233배로, 글로벌 경쟁회사인 스위스 론자(LONZA)의 43배를 크게 웃돈다. 서로 다른 점은 론자는 이익이 꾸준히 발생하며 재무적으로 안정화 한 상태라는 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제 갓 흑자전환에 성공한 회사라는 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남아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더 붙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급격한 매출 성장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더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며 “삼성바이오의 성장은 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에 가장 호재로 작용하는 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삼성물산이 재원 마련에 나선다면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는 상당히 다양하다.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한화종합화학의 구주매출, 그리고 자회사들의 지분 정리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차곡차곡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준법을 그룹 제 1 기조로 삼은 이상, 분할-합병 등과 같은 잡음의 소지가 있는 개편안은 꺼내들기 쉽지 않기 때문에 삼성물산의 지분 인수, 지주회사 전환과 같은 정공법이 힘을 얻기 때문에 삼성물산의 현금확보는 상당히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정작 이런 방향성이 실제로 확정될 경우 삼성바이오의 성장,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에 가장 불안한 곳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의 밸류에이션에 핵심으로 작용하던 삼성전자의 지배력은 약화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금융과 산업의 분리 원칙에 따라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삼성생명의 지분을 팔아야하기 때문에 그룹 내 입지는 상당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삼성생명 측 또한 보험업법 개정안의 추진을 상당히 불편해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의 자회사인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등을 매각하기 위해 KB금융그룹과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번번히 매각 추진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으나 투자금융업계에서 삼성그룹 금융회사들을 사실상 잠재 매물로 여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약화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배당 수익 감소(매각 금액 유입에따른 특별 배당 제외) ▲최대주주의 변경 가능성 ▲금융 자회사들의 매각 가능성 등 불안한 앞날이 예상되는 가운데,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는 보험업에 상당히 불리한 상황도 삼성생명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내외 주요 보험회사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장기적인 자산의 재분배, 투자 포트폴리오의 재조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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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국제회계기준(IFRS17)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10만원을 수성하던 삼성생명의 주가는 이미 큰 폭으로 하락해 올해 초엔 3만원 대까지 주저앉았다. 최근 지배구조개편 이슈에 힘입어 반짝 반등한 주가도 6만원 수준으로, 2010년 상장 당시 공모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하면서 운용수익을 내는 것은 더 어려워졌는데, 장기적으론 저출산 문제까지 고려한다면 성장동력을 점점 잃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물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이 하루아침에 진행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보험업법이 개정된다고해도 지분 정리를 위한 수 년의 유예기간이 부여되고, 이후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과 지분 정리도 상당 기간에 걸쳐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이런 시나리오가 현재 확정된 것도 아니다.
결과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그룹의 절대명제는 삼성생명의 이해관계, 그리고 중장기적 방향성 설정과는 다소 궤가 다를 수 있다. 투자자들로서는 삼성생명 주식을 장기 보유할 이유가 조금씩 사라지는 셈이다. 미확정 시나리오임에도 불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세와 주가상승은 나날이 삼성생명이 가질 불안감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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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8월 31일 07:00 게재]
삼성생명 전자 지분 인수후보 삼성물산이 유일
“물산 지주회사 전환시 전자 지분 추가 확보해야”
20조가량 더 필요…결국 바이오 성장에 기대해야
물산 지주사 전환시 삼성생명 지분도 팔아야
전자지분 떼고, 최대주주 바뀌고
보험업법 개정안 삼성생명에 미칠 나비효과 주목
“물산 지주회사 전환시 전자 지분 추가 확보해야”
20조가량 더 필요…결국 바이오 성장에 기대해야
물산 지주사 전환시 삼성생명 지분도 팔아야
전자지분 떼고, 최대주주 바뀌고
보험업법 개정안 삼성생명에 미칠 나비효과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