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간접투자시장이 커지면서 부동산투자신탁(리츠·REITs)업계 내 인력 영입 경쟁이 치열하지만, 정작 감독당국은 손 놓고 있다는 토로가 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유관부서 인력이 부족해 인·허가 일정이 늦어지는 일이 빈번해지자 업계의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리츠 활성화'를 내건 주무부처 국토교통부와 비교적 엄격한 잣대를 대는 금융감독원 간 온도차가 있다보니 부처 간 병목현상이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분석도 제기된다.
급속도로 규모를 키우는 리츠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업계에선 그간 이에 대비한 인력 충원에 공을 들여왔다. 리츠를 추진하는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대형 건설회사 등이 많아지자 대형로펌에서도 전문 리츠팀을 결성해 투자회사와 협약을 맺고 있다.
기존에 부동산 펀드 관련 업무를 맡았던 변호사들을 주축으로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출신 인력들로 꾸리는 식이다. 대체로 각 로펌당 10여 명, 많게는 50명까지도 팀을 꾸린 것으로 파악된다. 타 로펌 내 결성된 리츠팀을 전원 영입하려는 물밑 접촉도 있었다.
수익을 노리고 뛰어들었지만 속도를 맞춰주지 않는 유관부처에는 다소 답답한 심정이다.
한 대형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는 "리츠 업무에 수십 명이 달려드는데 정작 담당 부처 인력 부족으로 인가 일정이 계속 미뤄진다. 최종 승인까지 통상 최소 8개월 이상 소요되는 등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편인데 상장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관련부처 중에서도 특히 금감원의 인력 제반에 의구심을 가지는 분위기다. 실질적인 주무부처는 인가신청 접수를 받아 최종 여부(인가·반려·불허)를 결정할 권한이 있는 국토부다. 다만 금감원을 주축으로 결격 사유 조회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인력 제반 탓에 결격사유를 조회하는 해당 심사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지고 있다. 전형적인 '병목현상'이라는 지적이다.
리츠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금감원 내 리츠와 부동산 펀드를 겸해 심사하는 인력은 자산운용감독국 내 6~7명 정도다. 지난 2018년 금감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당시 리츠의 검사·감독 인력도 회계사 2인을 포함해 7명이었다. 국토부가 '리츠 활성화'를 본격적으로 내걸었던 시기지만 지금과 비교해 인력 규모 변화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리츠를 장려하는 국토부와 이외 유관부처들이 일부 '손발'이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리츠 영업인가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일부 부동산신탁사가 상장 포기를 검토한 사례도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공모리츠 상장을 준비 중인 A운용사도 연내 상장을 노렸지만 인가 과정에 난관을 겪으며 현재 변경인가 승인을 앞두고 있다. 계획했던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일정도 다소 빠듯해졌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또 다른 B운용사도 상장 전 일정 조정 사유로 철회 신고를 하면서 상장 일정이 애초 목표했던 시기보다 늦어졌다.
감독당국으로서도 금융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엄격하게 관리·감독할 수밖에 없는 사정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츠의 주무부처는 국토부"라면서도 "공모리츠는 금융당국과 거래소 심사절차가 따르지만 현재 대부분 사모로 구성돼 있다보니 부실화 가능성 등 리스크는 없는지 더 꼼꼼히 볼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란 입장을 내놨다.
부동산투자업계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지난해부터 리츠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드라이브를 걸었는데 정작 유관부처 간 손발이 맞지 않는 면이 있다. 까다롭게 펀드 형태를 심사할 수밖에 없는 감독당국 사정도 있지만 단순 법규위반이나 재무 같은 형식 검토에 치중되며 생기는 애로사항은 해결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9월 06일 07:00 게재]
리츠 시장 선점 노리고 인력 충원해왔지만
정부부처 인력 제반은 안 갖춰졌다는 불만도
수백 개 리츠 심사인력은 '7명'뿐? 상장 일정 지연도
정부부처 인력 제반은 안 갖춰졌다는 불만도
수백 개 리츠 심사인력은 '7명'뿐? 상장 일정 지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