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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 해 자회사로 만드는 방안이 유력하다. 배터리사업을 최대한 육성하려면 LG화학 아래에 두고 그 지분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온전한 경영권 지분을 유지하는 데도 물적분할 방식이 유리하다.
다만 이는 ㈜LG 주주 입장에선 썩 달갑진 않다. 그룹내 최고 유망사업을 지주 밑이 아닌 자회사 아래에 묶어두면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최근 LG화학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쪼개기로 방침을 굳히고 세부 추진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이달 들어선 일부 외부 기관에 물적분할에 따른 시나리오 및 영향 분석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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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올랐다. 시가 총액 50조원을 오가며 시총 2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LG가 보유한 LG화학 지분 시장가치만으로도 ㈜LG 시가총액을 훌쩍 뛰어넘는다. 증권사들의 분석에 따르면 지주사 순자산가치(NAV)에서 LG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가까워지고 있다.
LG화학 내 전지 사업부문의 존재감도 점점 커졌다. 전지 사업의 2018년 매출 비중은 24.4%였으나 상반기는 37.2%로 회사의 중추인 석유화학(49.3%)과 비등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작년 4543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상반기 1037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올 상반기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1위에 등극했다.
LG화학의 전지 사업이 여전히 저평가 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3일 리포트에서 중국 CATL 등의 가치산정 배수를 고려해 LG화학 전지 사업 가치를 약 56조원(2021년 예상 EV)으로 평가했다. 상대적으로 거래 배수가 낮은 석유화학에 가려 평가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시선이 많다.
LG그룹 입장에선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 하는 것이 사업 육성에 가장 효율적이다.
인적분할 방식으로 ㈜LG 아래 자회사로 거느리게 되면 그룹의 지배력이 33%로 줄어들게 된다. 예정한 증설 계획을 맞추려면 매년 수조원의 자금이 필요한데, 지분이 희석되는 상장이나 재무적투자자(FI) 카드는 선택하기 어렵다. 나머지 67% 주주들의 구성도 바뀔 가능성이 커 불확실성이 늘 수밖에 없다. 시장 금리가 낮고 유망 사업 투자 수요도 많으니 시장에서 돈을 빌리는 것은 무난히 이뤄지겠으나 부채비율 급등은 감수해야 한다.
LG그룹 입장에선 전지 사업을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거느려야 그 지분을 활용해 투자금을 모을 수 있다. 조달한 자금도 온전히 전지사업 확장에 쓸 수 있다. 지금까지 거론된 외부 FI 유치나 IPO, 완성차 업체와 합작사(JV) 설립 등 다양한 시나리오들은 모두 사업부를 100% 자회사로 만드는 것이 전제였다. LG화학 주주들은 전지 사업 성장의 과실을 온전히 누리게 된다. 그룹 입장에선 투자유치 후에도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을 바탕으로 배터리 사업을 이끌 수 있다.
반면 ㈜LG 주주 입장에선 전지 사업 물적분할이 반드시 달갑지만은 않다.
㈜LG는 위상이 전만 못한 LG전자 등을 보완할 재료가 필요하다. 지금도 소액주주 사이에선 날아가는 LG화학의 가치가 반영되지 않는다 볼멘소리가 많다. 따로 떼도 그룹 내 대장주가 될 기업을 손자회사로 묶을 필요가 있느냐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손자회사가 실적을 아무리 잘 거둬도 주주가치 효과는 제한적, 간접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LG 주주로선 전지사업을 인적분할 해 다른 계열사들과 병렬 구조로 놓는 것이 주주가치에 유리하다. ㈜LG는 구광모 LG그룹 회장(15.95%)을 비롯한 특수관계자 지분이 46.21%이고,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51.47%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전지 사업은 앞으로 ㈜LG 주가에 꾸준히 영향을 미칠 사업인데 물적분할하면 LG화학을 한번 더 거치게 하니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내부적으로 물적분할을 통과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지주 주주들의 반발이 엄청나다보니 그룹에서도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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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자체만 보면 인적분할 시 배터리 사업이 옆으로 빠져나가 아쉬울 수 있다. 단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은 건재하고, 아직 조명받지 못한 ‘바이오’ 사업이 제2의 전지 사업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G화학은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의 모태격 회사인 LG생명과학을 2017년 다시 흡수합병했다.
한 자문사 LG그룹 담당 임원은 “배터리 사업의 덩치가 한 회사 아래 두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 데다 손자회사의 성과를 위로 올리는 것도 하세월이라 LG그룹 입장에선 인적분할 방식도 고려할 만하다” 며 “LG화학은 배터리가 떨어져 나가도 바이오를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 성장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9월 11일 07:00 게재ㆍ9월14일 16:00 업데이트]
물적분할 유력하게 거론…최근 외부 검토 의뢰도
온전히 경영권 행사…투자 유치에도 긍정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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