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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그룹을 향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관심이 사그라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의사를 밝히고도 1년간 거래가 지지부진 하다가, 결국 무산 수순을 밟으면서다. 당초 ‘디벨로퍼’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갖가지 제목들로 투자자와 시장의 이목을 끌었는데 M&A가 지지부진해지며 분석을 포기한 연구원들이 늘었다. 인수 관련 리스크를 벗어 던지게 됐지만, 산적한 문제들 때문에 연내 증권사의 시야 안으로 되돌아 올지도 미지수다.
그룹의 주력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시공능력평가 9위의 대형 건설사이자 업종 우량주다. 그럼에도 각 증권사들의 올해 분석 건수가 23건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난항을 겪기 전인 지난해, 연간 75건이 발행 됐던 것과 비교해 크게 하락한 수치다. 투자의견은 대부분 대기(HOLD)로 제시됐다. 지주사 HDC는 지난해 9건에서 올해 단 2건의 분석만 존재했다. 그룹의 주요 상장사 중 성장 가능성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던 시스템 통합 업체 HDC아이콘트롤스 역시도 전년도 11건에 비교해 4건으로 줄었다. 조단위 거래였던 아시아나항공 M&A의 불확실성이 그룹까지 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증권가들이 HDC그룹 분석을 자제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말 HDC그룹과 금호산업 측이 주식매매계약(SPA)때 전후로 파악된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있었던 11월, 증권가 관측은 다소 모호히 제기되기 시작했다. ‘불확실성 해소까지 장기간 소요 예상(KTB투자증권)’, ‘아시아나 인수 시 기업가치 변화 커질 것(하나금융투자)’와 같이 의견 제시 가능성을 넓게 열어두거나, ‘승자의 저주 피해 갈 3가지 이유(키움증권)’, ‘항공업이 경기민감도가 낮은 산업이던가(DB금융투자)’와 같이 양극단의 투자의견 평가가 오가기도 했다.
M&A 과정 간 수많은 공방이 있었지만, 현재까지도 여전히 HDC현대산업개발을 바라보는 증권사들의 불안감은 변하지 않은 모양새다. KTB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고는 리포트를 주기적으로 내지 않거나, 분기별 실적 시기에만 1~2장짜리 짧은 분석만을 발표했다. 한 증권사 건설 담당 연구원은 “당시 HDC현대산업개발을 더 이상 건설회사만으로 분석할 수 없게 됐었고, 마지막 작성 시점으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국민연금과 증권사로부터 커버리지 아웃(Coverage-out)이 인식된다”며 “일부 기관들 문의는 오히려 늘었지만, 높은 불확실성 때문에 개별 건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기관과 증권사의 꾸준한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 2018년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분할 재상장한 이래, 초기 조정기간을 거쳐 4만원대 초반의 주가를 유지해왔다. 극적인 수익성 기대보다는, 주요 건설사로서의 안정적인 무게감 때문이었다. '모빌리티'를 갑작스레 꺼내들었던 지난해와는 달리, 디벨로퍼 역량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디벨로퍼, 클래스가 다르다(한국투자증권)’, ‘디벨로퍼 밸류에이션, 지금은 15년만의 투자기회 재림(하나금융투자)’ 등 다소 색이 짙은 제목이 붙을 정도의 증권가의 호평이 있었다.
문제는 올해 M&A 협상 시기를 거치며 떨어진 시장 평가를 인수 발표 전 시점으로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주요 증권사 연구원들은 아시아나 인수를 포기하고서 불거질 수 있는 사업 방향성의 혼란과 소송전 리스크 등을 이유로 연내 분석량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또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과거 KCC가 모멘티브를 인수했을 당시, 불확실성을 이유로 많은 증권사들이 분석을 포기했던 때와 분위기가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며 “적정 시기가 오면 다시 커버리지에 포함시키고 싶지만, 당분간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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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9월 13일 09:00 게재]
지난해 75건에서 올해 23건으로 급락한 리포트
지난해 말 주식매매계약 전후로 어려워진 분석
작성 6개월 쉬면 NPS, 증권사서 커버리지 아웃
"과거 KCC가 모멘티브 인수했을 당시와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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