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 프리IPO, FI 지분율 25% 가닥… ‘스틱’ 유력 전망도
입력 20.12.21 07:00|수정 20.12.18 17:44
이재환 CJ파워캐스트 지분 전량
이선호·이경후 등 핵심 오너家 지분은 절반씩
구주매각+신주발행 포함 총 25% 지분 확보할 듯
대기업 오너 거래 적극적인 스틱, 이번에도 ‘베팅’ 평가
  • CJ그룹이 올리브영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율을 25% 내외로 맞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CJ그룹은 지난 16일 치러진 본입찰에 참여한 후보들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CJ그룹은 거래 초기부터 매각 대상 및 신주발생·구주매각 비율 등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후보자들의 제안을 받아본 후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극대화하겠단 전략이다. 현재까지는 본입찰 참여한 후보들 가운데 스틱인베트스먼트가 가장 공격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 지분 10% 전량과 이선호(10%) CJ제일제당 부장, 이경후 CJ ENM 부사장 대우(6.9%)의 지분 각각 절반가량을 매각 대상 지분에 포함했다. 나머진 제 3자배정방식 신주발행을 통해 총 25%의 지분을 FI가 확보하게끔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거래가 상장전투자유치, 즉 추후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진행되는 만큼 핵심 오너 일가의 지분을 일부남기면서 IPO를 통해 승계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CJ그룹이 자체적으로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1조원이 훌쩍 넘는 금액으로 책정하고 있기 때문에  본입찰에 참여한 후보들이 CJ그룹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여부가 거래 성사의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또한 CJ그룹이 이번 거래에서 최대한의 자금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본입찰은 진행됐지만 후보간 추가적인 경쟁을 붙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CJ그룹이 후보들로부터 가격 및 조건 등을 받았고 우선협상대상자 및 거래에 관한 세부 계획에 대해선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며 “추가적인 비딩을 통해 자금 유입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세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거래에선 CJ그룹이 투자자보호장치(Down side protection)를 마련하지 못한다. 매각 대상 개인이 보유한 지분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풋옵션(매도청구권)을 수용할 주체가 사실상 모호하기 때문이다. 주주간계약을 통해 일정부분 투자금보호조치를 제시할 수는 있으나 최근까지도 CJ그룹은 구체적인 세부 조건은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확정된 향후 계획은 3~4년 내 IPO를 추진하겠다는 것이 전부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올리브영 투자에 대해 공격적으로 접근하지 못했다. 회사의 성장성과 잠재성을 떠나 경영권이 포함되지 않은 거래이기 때문에 글로벌 PEF들은 참여하지 못했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일부 펀드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본입찰에는 글랜우드PE, IMM PE, 스틱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등 국내 PEF들이 참여했다. 전략적투자자(SI)로는 현대백화점이 유일하게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숏리스트 선정 단계서부터 CJ그룹의 제안을 상당수 수용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본입찰에서도 상당히 공격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SI로서 추후 사업적 조건들에 대해 세밀하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대기업 오너일가와 관련한 거래에선 상당히 적극적인 성향을 나타내왔다.

    지난 2013년 현대차 정몽구재단은 정몽구 회장(현 명예회장)으로부터 이노션 지분 20%를 증여받는 과정에서 세금 문제 해결을 위해 10%의 지분을 매각했는데, 이 가운데 10%를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했다. 빠른 시일 내에 복잡한 협의 없이 거래가 진행하길 원한 현대차그룹의 상황을 잘 이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에는 한화그룹 오너일가의 한화S&C(현 한화시스템) SI사업부 지분 49%(2800억원)를 인수하며 자금줄 역할을 했다. 당시 한화S&C는 김동관 사장을 비롯한 오너가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회사로 일감몰아주기 중심에 선 기업이었다.

    이 같은 이력은 이번 거래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평가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높은 가격과 열린 조건 등을 제시한 후보가 상당히 높은 가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거래”라면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당초 예상했던 대로 스틱이 적극적인 제안을 하면서 거래 성사에 가까워 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