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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지분 및 자산 상속을 위해 내야 하는 세금은 약 11조원이다. 연부연납 절차를 통해 5년간 나눠서 내도 연간 약 2조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역대 최대 규모의 상속세다. 정공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재용 부회장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재원 확보에 나서야 한다.
결국 이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의 주가 상승, 주주환원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이자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상속세는 지난 22일 11조366억원으로 확정됐다. 고인의 사망일(10월25일)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의 종가 평균값을 매겨 실효세율(58.2%)이 적용됐다. 사실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직후부터 삼성그룹주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그리 달갑운 소식은 아니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등 이건희 회장이 대주주인 계열사의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하며 조 단위의 세금이 가산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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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이 확정된 지금부턴 이야기가 다르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의 주가 상승은 결국 이 부회장이 활용할 수 있는 지분 가치가 늘어남을 의미한다. 이제까지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금융권을 통한 주식담보대출 등의 대출은 없었다. 다만 10조원이 넘는 세금을 내기 위해 연부연납 방식을 택한다면 세무서에 보유한 지분 중 일부를 담보로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세금의 규모는 확정됐기 때문에 담보로 제공할 보유 주식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유리하다.
이 부회장이 상속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계열사의 배당을 늘리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17.3%, 삼성전자 0.7%, 삼성SDS 9.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투자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계열사는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초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며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겠단 의지를 나타냈다. 관계사로부터 받는 배당수익의 60~70%를 재배당하고, 주당배당금(DPS)은 2000원을 최소로 정해 지급액을 차츰 상향하겠단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실제로 지난 3년간 매년 주당 2000원씩, 매년 3300억원을 배당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지난 3년간 총 17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배당 규모로는 연부연납을 위한 재원마련도 어렵다.
삼성물산이 배당 규모를 크게 늘리기 위해선 삼성전자로부터 유입되는 현금을 극대화해야한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5%를 보유한 2대주주다. 때마침 삼성전자는 반도체 초호황 사이클이 다가온다는 전망과 함께 올 3분기 코로나 사태가 무색하게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특별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데, 회사는 내년 초 새로운 배당 규모를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분기별 약 2조4000억원씩 총 4차례 배당했다. 삼성물산의 배당금은 약 50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의 배당금이 늘어날수록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주주들에게 환원하는 규모(계열사로부터 수령하는 배당금의 50~60% 재배당 계획)도 늘어나게 된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의 지분을 상속받아 해당 회사들이 배당 규모를 확대하면 재원마련에 훨씬 수월해 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은 삼성물산 주주들의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이제 갓 흑자 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에 수년 내 대규모 배당을 기대하긴 어렵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와 비견될 삼성물산의 핵심 자회사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반면 삼성물산 본연의 사업에 대한 관심도는 점차 떨어지는 모습이다. 실적 발표 시즌외에 삼성물산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주가의 흐름도 사업 실적과 연동되지 않는다.
최근에 삼성물산의 주가상승은 친주주정책, 즉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주가 상승을 이끄는 주체는 기관투자가이다. 기관들은 이달 들어 순매수로 전환하며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한 기관 주식운용 담당자는 “전통적인 고 배당주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에 비해 삼성그룹주, 특히 삼성물산의 경우 배당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최근 기관투자가들이 눈여겨 보고 있다”며 “결국 이재용 부회장과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주가 상승이 연출되고 있는데 추후 발표되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환원책이 주주들의 기대감에 못 미칠 경우 실망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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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2월 25일 07:00 게재]
11조366억원 역대 최대 상속세
계열사 배당 확대가 재원 마련 핵심
이재용 부회장 17% 보유한 삼성물산이 열쇠
삼성전자 주주환원책 특별배당 포함 가능성도
계열사 배당 확대가 재원 마련 핵심
이재용 부회장 17% 보유한 삼성물산이 열쇠
삼성전자 주주환원책 특별배당 포함 가능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