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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프로야구단 인수'라는 또 한번의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마트는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중에서도 정 부회장은 화성 테마파크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체험형 공간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야구단 인수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프로야구단의 적자 지속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코로나 장기화로 관중이 100% 들어올 수 있는 시기를 점치는 것도 어렵다. '유통+알파'를 꾀하려는 이마트에 야구단이 긍정적 역할을 하는 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
말 그대로 깜짝 소식이었다. 국내 유통 공룡 이마트가 한국시리즈 4회 우승팀 SK와이번스를 인수한다. 이마트와 SK텔레콤은 26일 야구단 매각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매대금은 1353억원으로 SK와이번스 보통주식 100만주(100%)가 1000억원, SK와이번스가 사용중인 SK텔레콤 소유 토지 및 건물(야구연습장 등)이 353억원이다. 본계약 체결일은 2월23일이다.
유통업계가 이커머스 시장 확대로 온라인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와중에 이마트는 오프라인, 그리고 흑자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사업에 상당 수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그동안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살아남기 위해선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체험형 시설 개발에 큰 관심을 갖고 실제로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와 화성 테마파크가 대표적이다. 정 부회장은 화성 테마파크 사업때 "앞으로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래서 시장에선 일찌감치 이마트와 야구단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프로야구 관중 주축이 20~30대 연령층이고, 여성 관중도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소비 주도 세대들을 타깃으로 유통 채널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프로야구단 자체가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게 현실적 문제다. 딜로이트안진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프로야구 구단별 모기업 매출 의존도는 KT(60%), 기아(54%), 롯데(45%), LG(44%), NC(43%), SK(42%), 삼성(38%), 한화(30%), 두산(28%), 키움(24%) 순으로 상당 수가 50%에 육박하고, 이마트가 인수하는 SK와이번스도 40%를 넘는다. 2020년 NC다이노스는 첫 통합 우승을 거두면서 전직원 격려금, 우승 보너스 등 100억~150억원 수준의 비용이 예상된다.
선수단의 연봉 상승 등 비용은 빠르게 느는데 반해 경기당 평균 관중수는 큰 변화가 없어 수익성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코로나 장기화로 관중 100% 입장 현실화 시기를 예측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유럽 축구계는 무관중 경기 장기화로 수익이 급감하자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몸값 높은 선수들을 헐값에 파는 실정이다.
프로스포츠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 종식 이후 폭발적인 관중 증가, 이로 인한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구단을 오래 운영해 온 그룹들조차도 앞으로 프로스포츠가 장기적으로 수익모델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신세계그룹이 여자프로농구단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지만 지금처럼 전 세계 스포츠가 어려움을 겪는 위기 상황에서 이를 잘 이겨낼 수 있을지가 숙제"라고 전했다.
시장에서 이마트의 도전을 기다려 줄지도 의문이다.
2020년 9월말 연결 기준 이마트의 현금성 자산은 1조313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7973억원보다 늘긴 했다. 하지만 총차입금은 6조원이 넘고 EBIT는 1500억원대로 갈수록 줄고 있는 실정이다. 야구단이 당장 수익성에 도움이 되긴커녕 부담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소비자들은 열광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더 냉정해 질 수 있다. 야구단 인수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이마트 주가는 5%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당분간 이마트의 재무적 부담을 키울 '오프라인' 사업은 이미 시작됐다. 신세계컨소시엄이 진행하는 화성 국제테마파크는 2021년 착공해 2026년 테마파크 1차 개장이 목표다. 신세계컨소시엄은 신세계프라퍼티(90%)와 신세계건설(10%)로 구성됐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신세계건설도 이마트가 지분 42.7%를 보유했다. 이마트가 사실상 사업지주사 형태다보니 그룹의 전사적 역량이 동원된다. 총 예산만 4조 5000억원이 넘는다. 유상증자나 해외투자 유치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투자액이 상당한데다 투자금 회수가 워낙 길어 수익성 측면에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테마파크와 야구단의 결합 시너지도 있을 수 있다. 다만 온라인 사업 강화에 기대를 걸고 투자를 한 투자자들, 내수 유통업 사업 지위와 신용도를 보고 투자한 채권 투자자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의 투자 방향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그 방향성이나 타이밍은 상당히 공격적이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도 역시나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오랜 기간 SNS를 통해 대중들과 소통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그런 측면에서 대중적 인기가 높은 프로야구단 인수 실험은 또 한 번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회장이 지난해 NC다이노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대중의 관심과 더불어 엔씨소프트의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한몫한 것처럼 말이다.
다만 정용진 부회장의 실험이 매번 성공한 것은 아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지만 삐에로쇼핑, H&B스토어, 주류, 호텔처럼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 결국 야구단 인수는 우승이 목표인데 이를 위해선 수년 이상 지원이 들어가야 한다. 성과가 나오지 않는 동안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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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1월 26일 10:55 게재]
테마파크에 야구단까지 오프라인 확장 지속
정용진 부회장 ‘초이스’ 성공과 실패 명확
국내 프로야구단, 모기업 의존도 40% 이상 문제
또 한 번의 실험 이마트에 긍정적일지 지켜봐야
정용진 부회장 ‘초이스’ 성공과 실패 명확
국내 프로야구단, 모기업 의존도 40% 이상 문제
또 한 번의 실험 이마트에 긍정적일지 지켜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