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 IMM·한투파 경합 속 해외 SI도 경쟁 치열
입력 21.02.09 07:00|수정 21.02.10 09:09
경영권 지분 51% 제외한 49% 매각 나선 SK루브리컨츠
SK그룹 '트로피' 필요한 한투파·IMM PE 간 경합 예상
유일한 SI인 외국계 기업도 완주 의지 보이며 급부상
  • SK루브리컨츠의 소수지분 매각이 막판까지 안갯속이다. SK그룹 딜 '트로피'가 필요한 한국투자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가 경합하는 와중 전략적 투자자(SI)로 나선 외국계 기업의 완주 의지도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그룹 입장에서 재무적 투자자와 전략적 투자자 가운데 누구를 선택할지 고민할 상황이 됐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루브리컨츠 잠재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제안설명회(PT)를 실시했다. 1월말 진행한 예비입찰에 참여한 IMM PE와 한국투자파트너스(한투파), 미국 아폴로PE, 그리고 유관사업을 하는 외국계 기업이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SK이노베이션이 보유 중인 SK루브리컨츠 지분 100% 중 경영권 지분 51%를 제외한 49%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소수지분 매각인 만큼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를 전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지분 가치는 1조원 안팎, 전체 기업가치(EV)는 3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SK루브리컨츠는 과거 매각과 상장 모두 불발했던 만큼 이번 거래도 최종 성사 여부를 두고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5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매각 협상을 벌였으나 막판 입장차로 결렬된 바 있다. 지난 2013년 이후로 세 차례에 걸쳐 상장도 추진했지만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예상보다 낮은 가격이 몰리며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이번엔 인수후보 모두 SK루브리컨츠 딜을 성사해내겠다는 의지가 있어 거래 최종 성사는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는 예측이 많다. 국내 사모펀드 후보들 등은 예정대로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SK그룹과 그간 맺어온 모든 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해 적극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국내 벤처캐피탈(VC) 업체 1위인 한투파는 이번 딜을 PE 조직이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SK그룹 등 대기업 딜을 차차 늘려나가기 위해선 SK루브리컨츠가 훌륭한 트랙레코드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IMM PE는 SK플래닛과 티브로드, 티맵모빌리티 등 그룹 딜에 이름을 올린 바 있고 지난해 결성한 크레딧 펀드를 통해 거래에 참여하고 있다. 한투파는 PE부문에서 이 딜을 진행, 관련 조직의 트랙레코드를 넓히는 목표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해외 SI가 완주 의지를 보이며 새로운 경쟁자로 급부상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매각 적임자를 끝까지 검토 중인 상태지만 거래 후보자를 조금씩 좁혀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SK그룹으로선 FI를 선택할 경우 자본시장 플레이어를 활용한 '파이낸셜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회사 운영에 있어 좀 더 강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들의 추후 지분매각 과정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반대로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할 경우는 이런 부담이 줄어든다. SK루브리컨츠의 사업은 '친환경'을 강조하는 SK그룹의 경영 기조와 거리가 있다. 언젠가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면 SI와 손을 잡아두는 편이 수월할 수 있다. 좀 더 장기적으로 같은 산업적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우협 대상자를 가리는 본입찰은 오는 26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