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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가 서로 다른 접근법으로 엔터테인먼트 및 콘텐츠 산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입지가 있는 업체들과 협업하면서 ‘플랫폼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카카오는 지금까지 M&A(인수합병)와 인재 영입을 통해 키워 온 내부 역량 통합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는 만큼 궁극적으로 양사 모두 '글로벌 확장성'이 향후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네이버가 보이고 있는 엔터 산업 전략은 ‘협력’이다. 직접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연예기획사를 거느리기 보다는 콘텐츠의 원천이 되는 그림(웹툰)이나 텍스트(웹소설)를 보유하거나 연예기획사와 손을 잡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2017년 YG엔터 투자, 2020년 SM엔터 투자에 이어 지난달 빅히트엔터에 투자하며 ‘K팝 동맹’을 결성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CJ ENM 및 스튜디오드래곤과 지분을 맞교환했다.
이러한 전략은 네이버의 전반적인 전략과도 상통한다. 네이버는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증권’을 설립해 금융업에 직접 뛰어든 것과 달리 미래에셋대우와 협력하는 방안으로 금융 영역을 넓혔다. 또 물류나 콘텐츠에서 CJ그룹, 유통에서 신세계까지 ‘검증된’ 곳들과 협력하면서 안정적인 확장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의 첫 대형 바이아웃 딜인 왓패드 또한 네이버가 이미 콘텐츠 업계에선 공고한 입지를 가진 왓패드에 계속 관심을 갖고 있다가 지난해 인수 의지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는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빅히트·YG·SM과의 협업으로 '엔터 밸류체인'을 확보하고 K팝 인기가 높은 북미, 남미, 유럽 지역 등으로 영향력을 확장해갈 것"이라며 "CJ대한통운과의 물류 협력 등 자체 사업보다 협력 및 외부소싱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부분들도 협력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우선 내부 통합에 나섰다. 엔터 시장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만큼 ‘내부에서 뭉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카카오는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 합병안을 밝혔다. 각 매출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양사를 합병시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하고,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에 걸쳐 콘텐츠 IP(지적재산권) 확장과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웹툰과 웹소설 중심인 카카오페이지는 16개 자회사 및 관계사 네트워크를 갖고있고, 카카오M은 배우 매니지먼트 7개사와 음악 레이블 4개사를 비롯해 다수의 드라마 ·영화·공연·제작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양사 모두 IP나 콘텐츠 확보에 나서는 것은 비슷하다. 다만 차이가 나는 부분이라면 카카오는 ‘콘텐츠 제작 역량’에 초점을 맞춰 왔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제작사인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면서 ‘미생’, ‘시그널’ 등을 연출한 김원석PD가 카카오M에 합류했다. 카카오M은 카카오톡, 카카오TV 등 자사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바일에 특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기획·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콘텐츠 산업의 성장성에는 의문이 없지만, 국내 콘텐츠 업계 구조상 ‘제작부터 유통까지’의 자체 콘텐츠 밸류체인 성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규모의 경제’가 확연히 드러나는 분야인 만큼 언제까지 어느 규모로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 가치는 단순 합산으로 7조원 정도로 거론되는데, 지난해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만 약 7조원(60억달러)를 투자했다. 엔터·콘텐츠 산업의 특성상 투자한 만큼 성과를 예측할 수도, 보장할 수도 없다. 현재 글로벌 스타로 성장한 방탄소년단(BTS)은 수년간의 무명 시절을 보냈고, CJ그룹이 야심차게 수백억을 투자한 ‘아스달 연대기’는 아직까지 투자 실패 사례로 언급된다.
공통적으로 두 회사가 장기적으로 노리는 건 글로벌 확장이다. 현재 국내 콘텐츠 업체들이 고밸류를 받는 것도 글로벌 확장성을 반영한 결과다. 넷플릭스는 국내 제작비의 2~3배를 제시하고 수익 보전까지 약속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의 최초 국내 오리지널인 ‘킹덤’은 8부작에 약 2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고, SF영화 ‘옥자’는 총 5000만달러(약 579억원)로 역대 한국 영화 최고액을 기록했다. 네이버 웹툰이 원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은 회당 제작비가 30억원 규모가 투입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해외 인지도 있는 회사들과 손잡고 플랫폼 지배력을 높이고 싶어하고, 카카오는 웹툰·웹소설만으로는 확장성이 떨어지니 동영상까지 직접 제작에 나서는 건데 업계가 이미 포화라 국내에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결국 해외 사업 확장성이 핵심이고, 네이버에 비해 해외가 약한 카카오는 일단 국내에서 이용자를 늘리고 향후 해외 업체를 붙이면서 궁극적으로 넷플릭스 모델을 목표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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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2월 02일 15:35 게재]
BTS 등 'K팝 동맹' 네이버, '7조 엔터사' 설립 카카오
'규모의 경제' 콘텐츠 시장, '자체 밸류체인' 가능할까
국내 시장은 포화…결국 '글로벌 확장'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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