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력 사업 된 포털 '다음', 활용 고심하는 카카오
입력 21.03.03 07:00|수정 21.03.04 22:13
다음 광고수익 타격으로 포털비즈 사업부 정체 지속
1위 네이버보다 약한 광고 경쟁력 · 플랫폼 시너지 부족 거론
연내 광고 플랫폼 체계 개편 가능성 시사
  • 카카오가 포털 사이트 '다음'을 놓고 활용안을 고심 중이다. 광고 수익 감소로 실적 타격을 입은 다음이 속한 사업부는 지난해 카카오 전체 사업부 중 유일하게 매출이 역신장했다. 플랫폼 체제를 개편해 실적을 끌어올릴 구상을 밝혔지만 커머스·모빌리티·핀테크 등 신사업 외형 확장에 사활을 건 카카오 입장에서 포털 사업은 우선순위가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는 지난해 사업부 전반적으로 매출이 크게 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포털 사업부는 유일하게 실적이 감소했다. 카카오스토리·카카오스타일·카카오페이지 등 신규 플랫폼에서 매출이 약 10% 늘었음에도 다음 PC 및 모바일 광고 수익이 급감하면서 소속 사업부인 포털비즈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 플랫폼 부문의 매출 비중은 기존 캐시카우였던 포털비즈에서 톡비즈 및 카카오모빌리티 등 신사업으로 옮겨오고 있다. 다음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및 모바일 광고수익은 양사 합병 이후 전체 광고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해왔지만 수년 전부터 정체 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1위 사업자인 네이버에 검색광고 시장에서 상당 부분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점이 주효하다는 평가다. 다음의 월간 순이용자 수는 800만명 수준으로, 3000만명인 네이버와 비교하면 4배가량 뒤쳐진다.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광고유치 경쟁력이 비교적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에도 플랫폼 부문이 카카오 전체 성장을 견인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지만 미래 청사진에 다음은 빠져 있다. 자체 경쟁력만으로는 모바일에서 시장구도를 바꾸기 어렵고, PC 온라인 광고부문이 구조적 성장 정체기에 빠져 있다는 점도 꾸준히 위기 요소로 거론돼 왔다.

    다음 활용 방안에 뾰족한 묘수가 없다보니 카카오 내부에서도 이와 관련해 고민이 많은 상황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는 검색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 모두 카카오 계정에 기반해 크로스 셀링이 가능한 구조로 연내 새롭게 오픈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다음은 개편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 못할 거라 보고 있다. 다음보다는 카카오톡 채팅창 상단에 노출되는 배너광고인 비즈보드 위주로 개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즈보드는 챗봇, 선물하기, 카카오톡 스토어 등 카카오의 주된 매출처와 연결돼 있다는 평가다.

    플랫폼 체제를 개편해 실적을 끌어올릴 구상을 밝혔지만 커머스·모빌리티·핀테크 등 신사업 외형 확장에 사활을 건 카카오 입장에서 포털 사업은 우선순위가 되지 못할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카카오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카카오에 다음은 이제 큰 의미가 없다. 현재까진 광고단가 인상으로 어느 정도 매출을 보완해 왔지만 본질적으로 이용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 적자는 안 나는 사업부니까 끌고 가긴 하지만 앞으로도 카카오가 다음에 힘을 주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