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잇는 SK IET 상장...공교로운 타이밍에 널뛰는 몸값
입력 21.03.16 07:00|수정 21.03.17 10:09
해외 투자설명회 앞두고 지나친 고밸류 경계해야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가 가늠자
  • SK IET가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 작업 진행에 한창이다. 이르면 3월 말까지 거래소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에 역대급 공모금액이 몰리며 다음 차례인 SK IET 내에서도 밸류에이션(Valuation;가치평가)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지나친 고밸류 논란은 경계해야 한다. 분리막 시장 기대감이 크지만 해외 세일즈도 염두에 둔 만큼 지나친 공모가 설정은 발행사인 SK IET와 주관사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의 향방에 따라 공모주 시장이 출렁거릴 가능성도 있다.

  •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 IET는 이르면 3월 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거래소에 심사 신청을 제출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통상 심사 승인은 영업일 기준 45일 이내에 심사 결과가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약간 지연되고 있는 셈이다.

    같은 그룹 계열사로 역대급 공모금액을 불러 모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적잖이 의식하는 모양새다. 바이오와 배터리 분리막으로 업종은 다르지만, 같은 그룹 계열사인 데다 상장 시기도 두어 달 정도 차이인 만큼 비교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SK IET 관계자는 “아무래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최근 상장에 나서다보니 같은 그룹 계열사인 SK IET 상장 일정도 조정된 부분이 있다”라며 “기본적으로 6월 안으로 상장한다는 계획이어서 회사 입장에서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 뒤를 바로 잇는다는 점은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례없는 공모 흥행을 기록했지만, 지나친 과열 열기로 공모주 시장을 우려하는 시선도 나오는 탓이다. 더구나 SK IET 상장이 빨라야 6월에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은 흥행 분위기를 막연히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SK IET로서는 상장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야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달궈놓은 공모주 열기가 채 식기 전에 공모 흥행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래소에서는 배터리 주가 조작 등의 이슈를 이유로 다소 깐깐하게 심사를 진행하는 데다, 작년 실적 데이터 집계에 시일이 필요하다는 점은 부담 요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 IET는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진행하기 때문에 거래소에서도 연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고 싶어할 것”이라며 “추정치를 기준으로 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례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SK IET 기업가치를 두고 과도한 평가는 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은 공모주 ‘열풍’을 보장할 수 없는 탓이다. 외국계 IB(Investment Bank)를 대표 및 공동 주관사로 선정해둔 데다 작년 주관사 선정 당시보다 이미 추정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태다.

    SK IET는 지난해 7월 JP모건과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영문 투자설명서(Offering Circular) 작성부터 해외 투자설명회까지, 정식적인 절차를 거쳐 해외기관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더욱이 SK IET가 작년 9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리미어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 기업가치가 3조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거론되는 추정치인 6조~7조원과 크게 차이가 난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몸값을 부풀렸다가, 해외기관 세일즈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과도한 공모가는 자제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SK IET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달리 외국계 증권사들을 주관사로 두고 있는데, 통상 외국계 증권사들은 해외 세일즈를 염두에 두고 몸값을 낮게 부르는 경향이 많다”라며 “다만 SK IET는 분리막 업종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이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