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결국 '총수 없는 대기업' 됐다
입력 21.04.29 13:55|수정 21.04.29 17:18
공정위, 쿠팡 총수로 김범석 아닌 법인으로 지정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한 사례 없었던 점 부담따라
  • 쿠팡 동일인(총수)에 김범석 의사회 의장이 아닌 법인 '쿠팡'이 최종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그간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사례가 없고,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하더라도 형사제재를 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29일 쿠팡을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새로 지정했다. 쿠팡은 상장 이후 자산총액이 5조8000억원이 됐다. 그간 논란을 야기해온 총수 여부는 김범석 의장이 아닌 쿠팡(주) 법인이 됐다.

    당초 공정위는 김 의장이 아닌 쿠팡 법인을 총수로 지정하기로 했지만, 외국인 특혜라는 지적과 쿠팡에 대한 감시가 약해질 수 있다는 반발이 제기되며 장고를 이어왔다. 김 의장은 쿠팡 지분을 10.2% 보유했으나 주당 29배 의결권을 가져 실질적 의결권은 76.7%에 달해 쿠팡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원안대로 쿠팡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김 의장이 미국 회사 '쿠팡 Inc'를 통해 한국 법인 쿠팡㈜을 지배하고는 있지만 그간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적이 없었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정위는 창업자 김범석이 미국법인을 통해 국내 쿠팡 계열회사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봤다. 다만 현행 제도로는 외국인 동일인을 규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기업집단 지정자료에 허위·누락이 있으면 동일인이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데, 외국인의 경우 형사제재를 내리기 어렵다는 의미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외국인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쿠팡의) 동일인 지정 관련 차이점은 김 의장이 지정될 경우 공시의무와 본인이나 친족회사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적용이 된다는 점인데, 쿠팡 제출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김범석 개인 소유 국내 회사나 친족 소유 국내 회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