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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평소 인사 혁신을 강조해왔는데 이를 이끌 수장도 파격적으로 선임했다. 올해 초 인사부를 관할하는 집행부행장 자리에 인사 관련 경력이 없는 외부인을 앉혔는데 일부 불만이 있었다. 산업은행 직원들은 하반기 정기 인사에서도 '충격 요법'이 이뤄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산업은행은 작년 12월 30일 인사부를 관할하는 신임 집행부행장(경영관리부문)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 박선경 미국 변호사를 선임했다. 박 부행장은 1967년생으로 1990년 산업은행에 입행한 뒤 2000년부터 3년간 한국씨티은행에서 근무했다. 2006~2019년엔 김앤장에서 금융부문을 담당해왔다. 2019년에는 산업은행의 최초 외부 출신 준법감시인으로 선임됐다. 당시 산업은행은 개방형 직위로 신임 준법감시인을 공모한 바 있다.
통상 인사 담당 부행장은 산업은행 내부에서 성장한 인사가 맡는 것이 관례다. 최종 인사 권한은 수석부행장에 주어졌다. 산업은행에 오래 있으면서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 인사를 맡아야 무리하지 않고, 내부 불만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영재 전 경영관리부문장은 인사부, 인사기획팀장, 비서실장 등을 거쳤다. 그 전 김건열 부문장도 30년간 산업은행에 근속하며 비서실장, 기획조정부장, 정책기획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산업은행이 이를 깨고 외부 공모를 통해 영입한 인물에게 인사를 맡긴 셈이다. 박선경 부행장은 산업은행 출신이긴 하지만 오래 떠나 있었기 때문에 내부 사정에 밝지 않다. 파격적인 인선이란 평가가 따랐다.
내부에선 인사부의 혁신을 독려하고자 내린 결단이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동걸 회장이 인사부서 인력들이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판단해 인사부행장을 교체했을 것이란 시선이 있다. 이 회장은 2017년에도 부·실장 60%를 교체해 조직문화 혁신에 나서는 등 인사를 활용해 경영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인사권을 수석부행장에서 잠시 들러가는 외부 출신 부행장으로 옮김으로써 독립성이 강화된 면은 있다. 반대로 이동걸 회장의 친정 체제가 더 공고해졌다는 시선도 있다.
박선경 부행장은 올해 초 인사에도 일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통적인 인사 양상과는 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대와 다른 결과를 받아든 일부 직원들은 준법감시 라인에서 인사를 맡는 게 맞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내부 사정과 업무를 잘 모르는 사람이 인사를 맡게 되면서 회장의 권한은 강화하고 수석부행장의 힘은 빠지게 됐다"며 "인사에 불만이 나오더라도 화살은 잠시 들러가는 집행부행장에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직원들은 7월에 있을 하반기 정기 인사 이동이 어떻게 이뤄질 지도 벌써부터 걱정하는 분위기다.
인사부는 직원들에 대해 오랜 기간에 걸쳐 객관적인 수치로 표현되는 성과를 비롯해 주관적인 평가도 함께 남겨야 한다. 그러나 수장이 새로 왔고, 담당 직원들도 많이 달라졌으니 과거 정보들의 중요성이나 쓰임새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박선경 부행장은 인사와 관계가 없는 준법감시 경력이 많아 전문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 단장 및 팀장급 임원들은 '혁신'이란 과제를 안고 있는 인사부가 무리한 결정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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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5월 23일 09:00 게재]
無경력·외부 인사를 인사 담당 부행장 자리에
전문성 논란…인사부 무리하게 움직일 가능성도
7월 하반기 정기인사 앞두고 직원들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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