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앞둔 삼성중공업...1조 빅딜 주관 누가 할까
입력 21.06.18 07:00|수정 21.06.21 09:54
삼성중공업 유상증자 주관사 선정 결과 임박
2018년 이후 3년 만에 삼성중공업 대형 유상증자
  • 삼성중공업이 진행하는 1조원 규모 유상증자의 세부 윤곽이 다음 주 결정된다. 2018년 이후 약 3년 만에 대형 유상증자를 벌이는 만큼 증권가의 관심도도 높다. 다만 높은 부채비율 및 자본잠식 우려 등에 따라 유상증자 이후 주가 전망에 대한 부담은 상당하다는 평가다.

    17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오는 22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과 관련, 발행 주식 수와 세부 일정 등을 담은 안건이 통과된다. 앞서 발표된 무상감자가 8월 초로 일정이 잡혀있는 만큼 이후에 순차적으로 유상증자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 역시 삼성중공업 유상증자 일정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6월 초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와 관련해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뒤 주관사 선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당초 지난주로 예정됐던 결과 통보 일정은 지연된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5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을 밝혀뒀다. 같은 날 무상감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발표한 직후다. 자율공시로 유상증자 계획을 미리 밝히고 주관사 선정 절차를 밟는 삼성 계열사 특유의 방식을 활용했다.

    삼성중공업이 1조원 규모의 대형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재무상태를 향한 우려에도 삼성 계열사라는 점과 1조원으로 규모가 크다는 점이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또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을 활용해 주관사로 선정된 증권사가 미달된 주식을 떠안을 가능성도 낮아졌다. 기존 주주에 미리 주식을 배정하는 절차가 생략된 일반공모보다 주관사의 안정성이 보장된 형태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든든한 계열사들을 주주로 두고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요인이다. 지난 2016년과 2018년 삼성중공업이 약 1조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당시에도 삼성전자(2040억원), 삼성생명(391억원), 삼성전기(276억원) 등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해 흥행을 이끌었다. 현재도 삼성중공업은 삼성전자(15.98%)를 최대주주로, 삼성생명(3.06%)과 삼성전기(2.16%), 삼성SDI(0.38%) 등을 주주로 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으로서도 이번 유상증자는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위해 필수적인 절차다. 1분기 말 기준 삼성중공업 부채비율은 261%다. 작년 말 248%에서 소폭 올랐다. 지난 2018년 부채비율 108.2%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높아졌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를 예정대로 마무리 한 뒤 차입금 상환에 성공하면 해당 부채비율은 약 198%로 낮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물론 통상적으로 유상증자 이후 주가 희석이 불가피한 만큼 삼성중공업 주가 전망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실제로 5월 초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를 발표한 직후 주가는 16% 급락했고 이후 증권사 리서치센터들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리포트를 쏟아냈다. 2016년부터 두 차례에 걸친 대형 유상증자 후에도 재무구조 상황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번 유상증자 역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삼성중공업이 현금성 자산으로 1.5조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어 지금 당장 유상증자를 급하게 할 필요는 없다. 연말 정도까지 느긋하게 마무리 한다는 생각”이라며 “다만 부채비율은 내려야할 필요성이 큰 만큼 지분가치 희석 리스크를 안더라도 유상증자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