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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 부활이 앞당겨지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 명분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며 수주 가격이 자연스럽게 정상화하고 있다. 환경 규제 강화로 LNG 선박이 유력 대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기업결합 심사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조선해양은 30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과 맺은 현물출자 및 투자 계약에 대한 4차 수정 계약서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이 세 번째 연장으로 계약 만료일은 오는 9월30일로 다시 연장됐다. 2년 만에 조선업 분위기가 뒤집힌 터라 양사 기업결합의 명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5월 신조선가 지수는 136.1포인트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 이후 6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관련 업계에선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의 수주 호황 이후 20년이 다 돼가는 만큼 예정된 회복세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9년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그룹 중간 지주인 한국조선해양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기로 했다. 산은은 매각 명분으로 국내 조선업을 망가뜨린 저가 수주 관행을 거론하며 "가격을 높이기 위해 공급자를 줄인다"라는 명분을 내놨다. 당시에도 선주가 많은 유럽연합(EU) 등의 독과점 심사에 역효과를 미칠 거란 목소리가 높았다.
M&A 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혼자서도 수주부터 건조·인도까지 모두 가능해진 상황이라 명분이 사실상 부족해진 상황이 됐다"라며 "산업 전체가 고꾸라지고 있을 때는 살리기 위해서 합친다는 명분이 통하지만 조선·해운 업계는 이미 업황 회복 초입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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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회복의 중심에 LNG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수요가 자리 잡고 있어 명분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LNG 선박 시장은 국내 조선 3사가 사실상 독점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 강화는 현재 조선 업황 회복세를 앞당기고 있다. IMO는 지난 16일 신조선에만 적용하던 환경 규제를 선박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의 해양오염 방지협약의 개정안을 결의했다. 관련 업계에선 이번 개정 내용이 사실상 오래된 배를 퇴출시켜 전체 선박의 연령을 낮추겠다는 의도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2019년만 해도 IMO 2020 시행을 앞두고 황 함량을 줄인 저유황유나 저감장치인 스크러버 설치 등이 추가 대안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노후 선박 교체 시기가 앞당겨지며 대다수 선주가 국내 조선 3사를 대상으로 LNG 추진선을 신규 발주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수명이 5년 남은 선박에 수백억원을 들여 스크러버를 달아봤자 경제성도 없고 스크러버를 단 선박의 입항을 거부하는 국가는 계속 늘고 있다"라며 "결국 LNG 추진선 밖에 대안이 없어졌는데 문제는 글로벌 LNG 선박 시장을 국내 빅3가 33%씩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으면 LNG 선박에 한해 1개 기업이 전체의 70% 가까운 물량을 쓸어가는 셈이다. 역으로 삼성중공업의 파워가 막강해지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유럽 선사를 중심으로 기업결합 심사 관련 EU는 물론 지역사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EU 소속 유럽 선사들에 따르면 EU에서 기업결합을 승인할 생각이 없다고 전해진다"라며 "거제 시의회나 노조 등 지역사회에서도 M&A 이후 현대중공업그룹 아래로 재편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보니 플랜 B를 준비해야 할 거란 시각이 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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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6월 30일 17:57 게재]
한국조선해양 계약 4차 수정…만료일 9월말로
조선가 6년내 최고…'가격 정상화' 명분 사라져
LNG 사실상 국내 3사 독점…결합심사에 부담
EU·거제 지역사회 분위기도 부정적…플랜B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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