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수출확대 힘 입은 韓 기업, 신용등급 개선 추세"
입력 21.07.07 17:24|수정 21.07.07 17:24
하반기부터 신용등급 긍정적으로 조정
은행산업, 리스크관리 강화 통해 신용위험도↓
  •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 기업들의 수출 호조로 신용도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 은행산업에 대해서는 가계부채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강화한 덕에 경제적 신용위험도가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박준홍 S&P글로벌 신용평가 이사는 7일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아시아: 무엇이 달라졌나?’ 온라인 간담회에서 “올해 국내 기업의 신용도는 개선되고 있는 추세”라며 “2019년과 2020년에는 부정적인 등급 조정이 많았는데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긍정적은 방향으로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S&P는 올해 상반기에 SK하이닉스, LG전자, 포스코, SK텔레콤, 에쓰오일의 신용등급이나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신용평가 대상인 국내 기업 중 약 25%가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받고 있어 지난해 최고치인 35%에 비해 낮아졌고, 긍정적 등급전망 비중도 8%로 늘어났다.

    국내 기업의 신용도 개선은 수익성 지표인 EBITDA 개선에 있다고 분석했다. 박 이사는 “최근 신용지표 개선은 수익성이 견인하고 있다”며 “국내 200대 기업의 차입금은 감소하지 않은 반면 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이 작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S&P는 지난해 2분기 국내 200대 기업의 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은 4.7배로 상승한 후 지난 1분기에는 3.6배로 회복하는 등 레버리지 수준이 정점을 지났다고 평가했다.

    S&P는 다양한 산업에서 수요가 증가하면서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산업은 재택근무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2020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0%, 85% 늘어났다.

    유가 및 철강제품 가격 반등과 글로벌 자동차 수요 회복도 관련 기업의 신용도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점은 우려했다. 재무재표 등 기업의 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도 있어서다

    국내 은행산업은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능력을 강화하면서 신용위험도가 감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대현 S&P 글로벌신용평가 아태지역 금융기관 신용평가 이사는 “국내 은행산업은 국가리스크평가(BICRA)에서 경제리스크는 그룹 3(안정적 추세), 산업리스크는 그룹 4(긍정적 추세)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제리스크 부문에서는 경제적 불균형이 확대됐지만 리스크 관리능력을 강화해 신용위험을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김 이사는 “경제성장률 대비 신용팽창이 크게 나타나고 부동산 가격이 급속도로 상승하면서 경제적 불균형 리스크와 가계부채가 늘어났다”며 “은행의 언더라이팅과 리스크 관리능력 강화를 통해 경제적 불균형 리스크는 상쇄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는 은행들의 신용리스크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비율은 GDP 대비 107% 수준을 기록했다. 김 이사는 “차주의 소득수준을 감안한 대출심사가 강화되고 있고 주택담보대출의 LTV도 50% 수준으로 낮은 편”이라며 “한국 가계 금융자산이 부채의 2배에 달하고 있어 아직 여력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리스크 부문의 경우 은행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신용도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이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현재 0.5%에서 2022년 말까지 1.2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