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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가 사실상 미국 상장에 실패하며 국내 증시로 눈을 돌렸다. 이에 미국 증시에선 용인되는 방법론 '주가매출비율(PSR)'을 국내 상장시에도 적용해 기업가치를 높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상당히 많은 만큼 상장 이후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 육성해온 'K-유니콘' 기업인 만큼 상장 준비 절차가 수월할 순 있다는 지적도 있다. '새벽배송의 선구자'라는 히스토리(History)에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에쿼티스토리(상장 청사진)를 짜기 용이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9일 마켓컬리는 시리즈 F로 2554억원 가량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시 국내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마켓컬리는 이어 "소비자, 생산자, 상품 공급자 등 컬리 생태계 참여자와 함께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고 K 유니콘의 국내 상장 유치를 위해 미래 성장성 중심 심사체계 도입 등 제도 개선과 함께 적극 소통해왔기 때문이다"라며 국내 상장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마켓컬리가 미국 상장에 실패한 것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보유한 쿠팡과 달리 마켓컬리는 상장유지 비용을 지불할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밸류는 미국 증시에서 더 많이 받을 순 있겠지만, 중국기업에 대한 반감 등 여러 외부적 요소 때문에 미국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기관들은 마켓컬리 국내 상장 선회에 석연찮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켓컬리는 물류센터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IPO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마켓컬리가 공모 자금을 최대한 끌어모으려면 매출에 배수를 곱해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PSR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도 PSR 기준 기업가치를 최대 60조원까지 평가받은 바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PSR을 활용해 기업가치를 설득하긴 녹록지 않다는 설명이다.
주주구성이 복잡한 것도 한계로 꼽힌다. 마켓컬리는 투자 유치 과정에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활용해왔다. RCPS는 기업의 주식가치가 커지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고 투자자는 이를 통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이어서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시 자주 활용되는 투자수단이다.
상장 후 마켓컬리 RCPS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 실현할 경우 주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의 지분이 상당히 적고 주주명부를 보면 끝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길다"라며 "최근에는 초기투자자들이 마켓컬리의 비상장 주식을 개인투자자에게 구주매출 형식으로 파는 등 주주 구성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K-유니콘', '새벽배송의 창시자' 등 수식어는 마켓컬리 상장 흥행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등이 고밸류 논란에 휩싸이며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등이 나서 제재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 국내 유니콘 기업의 최초 국내 상장 사례로 남을 딜(Deal)인 만큼 비교적 상장 절차가 용이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증권사들도 마켓컬리 상장의 주관사로 참여하기 위해 물밑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2018년 마켓컬리의 주관사로 선정됐던 삼성증권도 마켓컬리의 주관사로 선정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 산정은 조금 어려울 수 있더라도 인기는 당연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요즘 마켓컬리와 비슷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늘곤 있으나 컬리가 '창시자' 같은 느낌이라 상장 청사진을 그리는 데 어려움이 덜할 듯 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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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7월 11일 07:00 게재]
美 상장 접고 국내 증시 IPO 도전
물류 비용 필요…PSR 적용 여부 주목
주주구성 복잡…RCPS 부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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