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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요기요 매각 작업은 실패했다. 시간은 인수후보자들의 편이다. 냉정하지만 6개월의 시간이 더 주어진들 2조원의 희망가격은 고사하고 4분의 1 이상을 받아내기도 어려워 보인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DH)는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요기요의 경영권 매각 기한을 늦춰줄 것을 요구했다. 당초 8월 3일까지 경영권 매각을 최종적으로 완료하란 명령을 지키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 공정위는 곧 위원회를 열어 최대 6개월가량의 기한을 연장해 줄지 여부를 결정한다.
DH는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면서 뜻하지 않게 요기요의 경영권을 매각해야 했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초 기준 약 65%으로 16% 수준인 요기요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쿠팡이 배달 시장에 진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2위자리를 지켰던 요기요는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쿠팡이츠에 밀려 사실상 업계 3위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하위 사업자 요기요를 운영할 경쟁자를 제 손으로 뽑아야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당연히 경쟁사를 스스로 선발하며, 제 위치를 위협할 만한 후보를 선택하는 결론은 애초부터 기대하기 어려웠다.
대형 자본을 앞세워 전국망 네트워크와 각 지역의 거점 물류를 활용할 수 있는 대기업이 배달 시장에 입찰에 뛰어든다면 대규모 출혈 경쟁은 물론이고 현재의 시장지위를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까지 몰릴 수 있었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역시 ▲배달의민족의 지위를 위협하지 않는 ▲매각 성사 가능성이 높은 ▲만족스러운 가격을 쳐주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만만한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의미다.
현대차와의 업무협약(MOU)을 맺고 배달로봇을 개발하고, 단건 배달, 생필품 배달 사업인 B마트 등 이미 신사업의 무게추는 배달의민족에 실어뒀다.
사실 매물을 잘 포장해 열심히 팔아보려는 노력도, 세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후보자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한 것도 아니었다. 2010년부터 시작한 배달통 사업은 지난달 서비스를 정식 종료했다. 지난해 9월 생필품 배송 사업에 뛰어든 요기요의 요마트는 매각 대상에서도 제외했다. 오히려 인수후보들에게 인수 후 전략을 설명하라며 원매자들을 견제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다행히(?) 신세계, 롯데 등 배달의민족에 가장 위협적이 될 만한 국내 유통공룡들은 입찰을 포기했다. 퀵커머스 사업에 뛰어들 필요성이 충분한 GS리테일과 편의점 사업자들은 초기부터 큰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다. 결론적으론 드라이파우더(미소진투자잔액)가 넘치고, 아시아퍼시픽 권역에 대형 거래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대형 사모펀드(PEF)들만이 참여해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물론 새로운 사업자가 획기적인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요기요의 시장 지위를 굳힐 수도 있다. 업계가 기대하는 바와 같이 배달 시장의 파이가 커진다면, 모든 업체의 수익이 증가하는 훈훈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어디까지나 현재의 점유율이 유지될 때의 이야기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제 살길 찾기에 분주한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으며 경쟁하고 있다. 요기요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에 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해선 두 업체보다 훨씬 많은 마케팅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공정위의 매각 명령 이후 6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후보자들의 의지가 강하진 않더라도 경쟁입찰이 성립했다. DH는 요기요를 진짜 팔 수 없었을까? 세 마리 토끼 중 무엇을 놓쳤고, 무엇을 얻을 수 있었는지는 경영진만의 판단일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원하는 가격은 받아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자칫 명분과 실리 모두 놓치는 결과만 낳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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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7월 13일 16:0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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