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주가 '널뛰기'...코로나 재확산ㆍ금리ㆍ배당 탓
입력 21.07.14 13:07|수정 21.07.14 23:08
경기 회복 둔화 우려가 금리에 반영
최근 금리 상승은 급반등으로 해석
  • 주요 은행 금융지주사들의 주가가 널뛰기하고 있다. 금리 상승 기대감에 상반기 대세 상승 국면이었던 이들의 주가는 최근 시장금리 하락, 코로나 재확산, 배당 이슈 등으로 인해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하반기 전망 역시 안갯 속이라는 평가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은행금융지주 '빅4'(Big 4)의 주가는 14일 일제히 전날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으로 전일과 비교해 KB금융이 -0.38%, 신한지주 -1.77%, 하나금융지주 -1.60%, 우리금융지주 -0.44%를 기록 중이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은행주는 최근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신한지주 주가는 지난 5일 4만원선이 무너진 이후 3만8200원까지 내렸다. KB금융은 12일 반등 이전까지 10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지난 28일을 기점으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 올해 들어 은행주는 주목받았다. 2월부터 6월 사이 KRX은행지수는 28%나 상승했다.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경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주는 시장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정부가 금리 인상 등 시중 유동성을 제한하는 정책에 나서면 금리는 오른다. 금리가 높아지면 은행은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며 실적이 좋아진다.

    게다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연내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최근에도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을 해 금리 인상 시기를 연내로 못 박았다.

    여기에 은행자본관리 권고안이 6월 말에 종료되고 배당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심리도 개선됐다. 최근 우리금융 이사회까지 주주명부폐쇄 기준일을 7월 30일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대형 금융지주사 모두 중간배당을 하게 됐다.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정책은 은행주의 매력을 더 높인다.

    배당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이유는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다. 21일부터 진행되는 우리금융 실적발표회를 시작으로 시장에서는 각 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 기대감도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보고 있다. 2분기 순이익 규모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금융지주의 주가 흐름은  델타 변이 확산이 팬데믹 현상으로 번질 우려감에 ‘널뛰기 현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일별 국내 확진자는 14일 기준 1615명으로 집계되면서 1000명대 기록을 일주일 넘게 이어가고 있다.

    델타 변이 확산의 여파로 경기 정상화 시점이 늦어지는 만큼, 부실율 상승 등 영업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가 내려갔다는 것이다. 실제로 5월 1.7%대였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8일 장중 1.25%까지 하락했다. 은행주 주가는 금리 추세와 연동되어 왔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움직임이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커졌다는 점도 언급된다. 경기 침체는 은행 부실률을 높일 우려가 있다. 지난해 시행된 은행 대출 상환 유예는 올해 9월말로 끝날 예정이다. 유예가 끝나면 은행의 부실률이 일제히 치솟을 수 있다.

    이런 점을 반영하듯 KRX 은행지수는 최근 9거래일사이 10% 가까이 급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하락률은 1% 안팎에 그쳤다.

    최근 국내 은행주의 흐름에 대해서 한 은행 관계자는 “미국 국채금리가 최근 급반등하기는 했지만, 이는 급격히 하락했던데 따른 리바운딩 성격일 가능성이 크다”라면서 “델타 변이 확산 우려가 단기간에 그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되는 만큼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