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2조 베팅에 야놀자, 투자사들 수익률 고공행진 예고
입력 21.07.16 15:02|수정 21.07.19 09:48
2015~2019년 시리즈A~D 투자 완료
10여곳 투자사 약 4000억 야놀자에 투자
비전펀드 주주 지분 30%씩 인수 제안
수익률 최소 10배…IPO 성공시 추가 구주 매출
국내 최대 출자자 스카이레이크…5000억 이상 수익 전망
  • 야놀자의 조단위 투자유치에 가장 화색이 도는 곳은 투자회사들이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2호는 2조원 규모의 야놀자 투자 가운데 절반가량을 기존 주주들의 주식을 인수하는 데 출자한다. 기업가치가 불과 2년새 8배가량 늘어나면서 투자사들의 기대수익률도 크게 높아지게 됐다.

    비전펀드는 1억8000만달러(약 2조원)를 야놀자에 투자하며 지분율 25%를 확보한다. 이를 역산한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8조원 수준. 당초 알려진대로 10조원의 기업가치 달성에는 못미쳤지만, 꾸준한 실적과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기업공개(IPO)를 전후해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데는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비전펀드의 투자금 가운데 약 1조1000억원은 야놀자의 신주 인수에 투입한다. 야놀자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국내외 플랫폼 기업의 인수합병(M&A)를 비롯해 더욱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비전펀드는 투자금의 나머지 9000억원을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한 구주를 인수하는데 사용한다. 야놀자는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벤처캐피탈(VC) 및 사모펀드(PEF) 등으로부터 시리즈A~시리즈D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크게 총 10번가량의 투자유치를 통해 확보한 투자금은 3850억원수준이다. 각 투자 단계를 거치면서 기업가치는 급성장했다.

    2017년 PEF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600억원의 투자를 추진할 당시 기업가치는 약 5000억~6000억원 수준이었으나 2년 후 싱가포르투자청(GIC)의 투자 단계에선 이보다 2배(1조1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 후로 정확히 2년이 지난 현재, 1조1000억원이던 기업 가치는 7.5배 수준인 8조원대까지 성장했다.

  • 비전펀드는 이번 투자에서 각 주주들에게구주의 30%가량을 인수하는 동일한 조건을 제시했다. 대부분의 투자사들이 구주매출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비전펀드가 구주의 30%씩을 인수하는 방안을 모든 주주사들에 제안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이를 수용했다”며 “8조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이번에 구주 매각을 완료하면 대부분 투자사들이 상당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야놀자에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곳은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이다. 2017년 6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지난 2019년 GIC의 투자 당시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이번엔 비전펀드에 원금 기준 약 120억원 규모의 주식을 총 1200억원에 매각했다. 원금 기준 240억원은 남아있는 상태다. 현재 기업가치 기준으로 따지면 잔여 지분의 가치는 약 2400억원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주관사를 선정하고 국내 증시에 IPO를 준비하던 야놀자의 계획은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 상장이 추진될 당시 거론됐던 기업가치는 최대 5~6조원 수준이었다. 다만 8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투자유치에 성공한만큼 현재로선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대할 수 있는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비전펀드 또한 현재의 2배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20조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투자회사들은 일부 지분을 비전펀드에 매각했으나 여전히 잔여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일정이 다소 늦춰지더라도 미국 증시에 IPO를 추진하는데 이견을 달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야놀자 투자건으로 각 회사별 출자한 펀드의 수익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카이레이크의 경우만 보더라도, 현재 약 2400억원 규모의 잔여 지분의 가치가 2배이상 커진다면 5000억원 이상의 추가 수익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레이크는 지난 2016년 10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해 야놀자, 코팅코리아, 에이플러스에셋 등에 투자했다. 10호블라인드펀드의 약정총액은 총 6277억원으로, ‘신성장바이아웃 2호(3317억원)’와 ‘신성장바이아웃 3호(2960억원)’ 등 병행펀드(Parallel fund)로 운용중이다. 주요 출자자는 산업은행과 국민연금이다. 일단 1200억원 규모의 구주 매각에 성공했고, 상장시 잔여 지분의 구주매출을 고려하면 펀드 설정액과 유사한 수준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야놀자 투자 유치건과는 별개로 스카이레이크는 8호펀드의 청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3년 3500억원 규모로 조성된 8호 펀드는 우진기전, KOC전기, 알켄즈, 폴리피아,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에 투자했다. 이 가운데 2016년 총 570억원에 지분 100%를 인수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매각을 진행중인데, 이르면 이달 말 최종 인수자를 선정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매각금액은 약 2500~3000억원 수준으로 이 또한 매각이 완료되면 8호 펀드의 수익률에 상당히 기여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