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M&A에 지각 후보자 기웃…9월 본입찰 진행할 듯
입력 21.07.26 07:00|수정 21.07.27 11:20
佛 발레오, FI 접촉하며 인수 준비…日 SI도 최근 실사 돌입
주관사 흥행 만들기 분주…후발주자 실사 기간도 보장해야
휴가철에 코로나도 변수…본입찰 9월은 넘어야 가능할 듯
  • 한온시스템 매각 예비입찰 후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전열을 정비하지 못했거나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후보도 있다. M&A 흥행을 시켜야 하는 매각자로선 이들을 기다리며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휴가철에 코로나 재확산 등 이슈도 겹쳐 본입찰은 9월 이후에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22일 M&A 업계에 따르면 독일 말레-블랙스톤 컨소시엄, 베인캐피탈 등 주요 인수후보들은 각기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블랙스톤은 복수의 대형 증권사, 베인캐피탈은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인수금융 주선사로 내정하는 등 완주 의지가 크다는 평이다.

    한온시스템 매각 주관사는 지난달 22일 예비입찰 문을 연 후에도 꾸준히 원매자를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과 LG그룹이 불참했고, 일부 대형 사모펀드(PEF)도 한온시스템의 몸값 부담에 발을 빼며 큰 흥행은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회사의 실적이 좋고 복수의 후보가 들어왔으니 매각 성사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평도 있지만, 유력 후보가 많은 편이 몸값과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에 유리하다.

    프랑스 발레오의 인수전 참여는 기정사실이다. 공식적인 제안은 내지 않은 상태에서 재무적투자자(FI)를 물색하며 자문사를 통해 매각자와 의사를 조율해왔다. 베인캐피탈 등 PEF와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데 공을 많이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수면 위로 드러난 유력 전략적투자자(SI)가 말레 뿐이라, 매각자로선 하나의 SI도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발레오도 유력 후보인 자사가 빠지면 한온시스템 매각 흥행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매각자가 생각하는 스케줄에 구애받지 않고 여유있게 인수전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을 하는 일본 SI 한 곳도 최근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대형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을 각각 선정해 실사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만큼 인수 의지가 얼마나 강할지는 미지수다.

    다른 M&A 업계 관계자는 “일본 SI가 실사를 시작했지만 기존 후보들보다 인수 의지가 강한지는 모르겠다”며 “매각 주관사가 적극 접촉해 실사 참여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의 인수후보들의 이름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늦게 참여한 곳들이 충분한 실사 기회를 달라 요구하면 매각자는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통상 1~2달의 실사 기간이 주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새 후보가 나타날 때마가 본입찰 일정은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여름 휴가 시즌도 본격화했다. 외국 SI나 FI는 휴가 시즌이 겹치면 프로젝트 수행 속도가 늦어지는 사례가 많다. 국내 자문사 역시 인력을 배정하려 해도 절대적인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면 미팅이나 현장 실사가 어려워진 점도 변수다.

    여러 사정상 한온시스템 매각 본입찰은 9월은 되어야 진행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매각자 측에선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온시스템은 작년 2분기 매출 1조1954억원, 영업손실 578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매출 2조원과 영업이익 1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2분기 결산실적은 내달 10일 발표한다. 실적 개선세를 확인한 후 본입찰을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