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사들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와 공모펀드업에 뛰어들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이후 위축된 시장 분위기가 이어지자 생존법을 찾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사모펀드는 2019년 전체 펀드 설정액의 60.5%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지만, 사모펀드 사태 이후 설정액이 급감했다. 2020년 신규 설정액은 전년 대비 42.6%가 줄어들었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어려워진 판매 절차에 증권사는 펀드 판매를 거절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수탁사에 사모 운용사의 위법·부당행위 감시 책임을 부여하자 수탁 업무 기피 현상도 생겼다. 위험 부담을 이유로 수탁 수수료도 기존의 최대 10배 늘어나 특히 헤지펀드 운용사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평가다.
반면, PEF는 지난해 투자액·회수액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PEF는 18조1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고 17조7000억원을 회수해 전년 대비 각각 2조원, 6조원 넘게 늘어났다. 신설 PEF도 218개로 한 해 전보다 12개 늘어 역대 최대 수준이다.
시장이 침체되자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커지고 있는 PEF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M&A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 M&A 거래 금액은 47조5715억원으로 전년 41조3798억원 대비 15% 증가했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현금 유동성이 확대되고, 발행시장 단에서 대박 난 사례가 많아지자 PEF 시장도 덩달아 커졌다"며 "온라인·바이오 등 새롭게 각광받는 기업과 스타트업에 돈이 몰리는 등 코로나 영향으로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10월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으로 PEF 진출이 더 수월해지는 점도 헤지펀드 운용사가 PEF에 도전장을 내미는 이유다. 개정안은 운용목적에 따라 헤지펀드와 PEF로 구분하고 있는 사모펀드 분류기준을 투자자 유형에 따라 일반과 기관전용 사모펀드로 바꾸고, 규제를 일원화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운용사는 대출과 메자닌 펀드 등 다양한 투자 전략이 가능해지며, 기업구조조정과 M&A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평이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웬만한 헤지펀드 운용사는 PEF에 뛰어들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헤지펀드를 운용하며 기업을 분석하던 역량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경영참여형 PEF는 새로운 분야기보다는 상품 다양화 전략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거자산운용은 지난 7월 PEF 조직을 신설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올해 1분기 PEF GP(업무집행사원) 등록을 금융위원회에 신청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DS자산운용, 파인밸류자산운용, 알펜루트자산운용 등이 PEF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경영참여형 시장에 참여하는 운용사가 많아지면 기업의 가치가 과대평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가 많아지며 메자닌 가격이 말도 안 되게 고평가되거나, 공모주 열풍에 IPO 시장이 과열된 것처럼 PEF 시장도 경쟁이 심해지면 '오버밸류’의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는 헤지펀드 운용사도 존재한다. 사모펀드와 달리 투자자 수나 투자 금액에 제한이 없어 운용 규모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검증된 레코드를 가진 헤지펀드 운용사의 경우 은행 상품담당자가 공모 라이선스만 받아오면 상품을 팔아주겠다고 요청할 정도로 공모펀드에 대한 수요는 많이 있다"며 "공모펀드는 가입요건이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하우스의 덩치를 늘리는 데도 유용하다"고 밝혔다.
올해 타이거자산운용과 DS자산운용이 금융위에 공모펀드 운용사 인가를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2019년 헤지펀드 운용사 중 처음으로 금융위의 인가를 받았다.
단종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자본금 80억원 이상 ▲일임사·운용사 경력 3년 이상 ▲2년 이상 기관경고가 없는 경우 ▲펀드·일임 수탁고 1500억원 이상 ▲헤지펀드 수탁고 1000억원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금융위가 운용사의 신규 라이선스 승인에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건 변수로 꼽힌다. 타이거자산운용과 DS자산운용 모두 전환 요건을 충족했지만, 아직 인가를 받지 못했다.
또한 공모펀드 성과에 대한 불신과 직접투자 열풍에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다른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더라도 헤지펀드를 운용한 경험을 살려 공모형 헤지펀드 등을 통해 각 하우스의 색깔을 살릴 수 있다"며 "특히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시장과 액티브 ETF를 공략할 계획"이라 말했다.
-
PEF, 자본시장법 개정에 다양한 투자 전략 구사 가능
공모하우스 전환시 새로운 사업 기회 얻을 수 있어
기존 헤지펀드 운용 역량 적용해 경쟁력 내세우겠다는 계획
공모하우스 전환시 새로운 사업 기회 얻을 수 있어
기존 헤지펀드 운용 역량 적용해 경쟁력 내세우겠다는 계획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8월 04일 09:1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