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투자 '러브 콜' 지속...'19금 콘텐츠'까지 영역 확장
입력 21.09.27 07:00
Weekly Invest
레진코믹스·래디쉬 등 콘텐츠 회사 열기 지속
19금 콘텐츠로도 확대...현금흐름 좋고 매니아층 굳건
  • 콘텐츠 회사를 두고 전략적 투자자(SI) 및 투자은행(IB)업계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가운데 19금 콘텐츠로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각종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영역이 점차 다양화되는 모양새다. 

    19금 콘텐츠는 독자들을 잡아두는 ‘락인 효과(Lock in)’가 큰 데다,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부담이 작아 수익성이 좋은 분야로 꼽힌다. 

    지난 15일 코핀커뮤니케이션즈는 글로벌 사모펀드 NPX캐피탈로부터 약 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코핀커뮤니케이션즈는 2017년 설립된 캐릭터 디자인, 이모티콘, 웹툰 및 애니메이션 제작 분야 디지털 콘텐츠 개발 회사다.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사업영역으로 확장하는 원소스멀티유즈 (OSMU) 전략을 사용한다. 

    이번 투자로 코핀커뮤니케이션즈는 약 1000억원대 기업가치(Valuation)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약 500억원 규모로 기업가치가 거론됐는데 불과 몇 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프리미엄 웹툰 서비스 탑툰을 서비스하는 탑코 역시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앞두고 있다. 탑코는 2014년 2월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웹툰·소설 제작 및 콘텐츠 유통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금번 투자가 마무리 되면 기업가치는 약 2000억원대로 평가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성인물을 표방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거나, 해당 서비스로 쏠쏠한 매출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코핀커뮤니케이션즈는 성인물 위주의 플랫폼을 구상 중이며 탑툰은 이전부터 19금 콘텐츠 기반의 웹툰 서비스로 매니아층의 각광을 받고 있다. 작년 기준 탑코는 매출 약 588억원, 영업이익 약 194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률은 약 30%를 웃도는 수준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보통 웹툰 결제는 1~5화 정도로 일부 결제만 하는 경우가 많지만 성인 콘텐츠물은 한 화를 결제하면 80회가 넘는 전편을 모두 다운받는 것이 일반적일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라며 “매월 정기 결제하는 매니아 고객층이 많은 만큼 캐시플로우(현금흐름)가 좋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성인물 콘텐츠가 쏠쏠한 수익성을 낸다는 점은 콘텐츠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지금은 유명해진 레진코믹스는 초기 성인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고, 최근 카카오가 인수한 래디쉬 역시 성인 로맨스물 위주의 콘텐츠로 해외 독자들을 확보한 바 있다. 

    더구나 해당 영역의 소설이나 웹툰 작가들은 대부분 수익 결산 방식으로 러닝 개런티보다는 고정급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 인지도가 떨어지는 작가가 많아 쉽사리 '대박'을 기대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콘텐츠 회사로서는 한 작품이 소위 ‘대박’이 나면 별다른 비용부담 없이 고수익을 벌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또,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쉽사리 손을 뻗지 못한다는 점에서 '틈새시장'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그동안 두 회사는 그야말로 '콘텐츠 전쟁'을 벌일 정도로 해당 영역의 인수합병 시장에서 맞붙어왔다. 

    그럼에도 심의나 제재를 받을 위험요소가 높은 콘텐츠 회사들을 인수 대상으로 고려하기에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사모펀드(PE)업계나 비교적 규모가 작은 게임회사들이 성인 콘텐츠 회사에 더욱 관심을 갖는다는 후문이다.  

    다만 콘텐츠 심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 2015년 레진코믹스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일부 콘텐츠의 음란성을 이유로 사이트 차단 조치를 당한 바 있다. 전체 사이트를 차단하는 조치가 과하다는 의견에 따라 하루 만에 해제가 되기는 했지만, 일부 콘텐츠 판매금지 등 자율규제의 결과를 낳기도 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국내 한 사모펀드가 레진코믹스에 투자하기도 하는 등, 성인 관련 콘텐츠 회사에 이전부터 투자업계가 관심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국내 정서상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시선도 있고 심의에 걸릴 가능성도 있어서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