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는 '불완전 판매' 이슈...카카오손보 연착륙 가능할까
입력 21.09.28 07:00
‘생활밀착형 보험’만으로는 경쟁 불리해
상품라인업 확장하자니 금소법 위법 리스크 커져
  • 카카오뱅크의 보험사 버전이 될까, 아니면 '불완전 판매'의 새로운 근원이 될까.

    출범하는 카카오손해보험(이하 카카오손보)을 향한 금융권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 대장주로 등극한 카카오뱅크처럼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최근 규제강화 기조에 따라 금융소비자보호법을 비켜갈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페이는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올 4분기 중 금융위원회에 본인가 신청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카카오페이에 손해보험업 예비허가를 승인했다.

    다만, 진행 시기는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당초 카카오페이는 올해 3분기 중 본허가를 완료해 연내에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현재는 본허가 완료 시기를 연내로 잡고 보험사 설립 시기는 내년 초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속도 조절은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플랫폼의 금융상품 비교·추천·견적 서비스 다수가 현행 법령상 판매대리·중개업 등록이 필요한 ‘중개’ 서비스에 해당한다며 시정을 요구한 것과 무관치 않을 거란 해석이 나온다. 이후 카카오페이는 지난 11일 보험서비스를 비롯한 관련 서비스들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카카오손보가 출범하면 ICT와 보험이 결합된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가 탄생하게 된다. '인슈어테크'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뱅크처럼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이란 강력한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보험업에 정착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내비친 바 있다. 기존 손보업계에서도 카카오손보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숨기지 않아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카카오손보가 출범해도 기존 전통 보험사와 비교해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관건은 암보험 같은 복잡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냐는 것인데, 금융당국이 플랫폼 서비스를 중개로 해석하면서 당분간 핀테크의 판매영역이 확대될 것 같지 않을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로서는 인슈어테크가 전통 보험사와 판매영역에서 경쟁하는 건 달걀로 바위깨는 꼴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인슈어테크의 경쟁력이 대부분 판매 채널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보험업 사업구조가 개발·판매·인수·운영·지급으로 구성되는 과정에서 카카오손보가 잠식할 수 있는 부문은 판매 뿐인데, 규제로 막히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카카오손보는 카카오키즈와 연계한 어린이보험, 카카오모빌리티와 연계한 택시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등을 출시 대상으로 검토 중이다. 카카오 커머스 서비스와 반송보험을 연동하는 방안도 언급되지만, 기본적으로 생활밀착형 보험에 한정된다. 

    생활밀착형 보험은 상품구조가 단순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암보험, 종신보험, CI보험 등 소위 수익성이 좋은 보험상품의 경우, 만기가 길고 상품 구조가 복잡해 디지털화 영향을 늦게 받고 있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업계 관계자들도 예금, 대출, 캐피탈, 자동차리스 등 전체 금융상품이 다 인터넷으로 판매할 수 있는 시대가 와도 보험이 가장 마지막일 것이라고 전망한다”며. “상품의 구조가 워낙 복잡해 함부로 팔았다가 민원 들어오면 금소법 위반 사안이라 카카오손해보험이 당장 보험사 대면 채널을 뛰어넘을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