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 사활 걸고 국감 대비한 네이버…官리스크 '예방주사' 통할까
입력 21.10.06 07:00
10월 국감 플랫폼 기업 생사여탈권 쥘 전망
한성숙 산자중기위·환노위·복지위 증인 채택
대관 역량·사업 확장 전략 덕 무탈할 거란 전망도
이번 국감 결과 네이버 대관 역량 성적표될 전망
  • 10월 국정감사 시즌이 시작하면서 플랫폼 기업들의 생사 여탈이 주목된다. 현 정부 마지막 국정감사인 만큼 정치권과 기업별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가운데 기업들의 '대관역량' 성적표도 함께 드러날 전망이다. 네이버는 플랫폼 규제 리스크에 대비해 수년 전부터 이해관계자들과의 접점을 늘려왔다. 실질적인 규제 주체인 관(官) 문턱을 얼마나 낮췄느냐가 네이버 대관 업무의 성적표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 임기 중 마지막 국회 국감이 10월 1일부터 시작됐다. 국회는 이번 감사에서 네이버·카카오·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정조준할 계획이다. 갑질 및 문어발식 사업확장 논란과 관련한 질문 제기가 다수 이어질 전망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환경노동위, 보건복지위 증인으로 채택됐다. 시장에선 특히 산자중기위 증인 출석을 지켜보고 있다. 정치권과 여론이 최근 들어 플랫폼 기업 사업확장에 제동을 걸고 있는 만큼 사업 리스크로 불거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탓이다. 환노위에선 네이버의 직장 내 괴롭힘 등 조직문화를, 복지위에선 국민연금공단 모바일 전자고지 위탁서비스 문제로 한 대표를 대면한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고강도 규제 여론에도 불구 네이버만큼은 '플랫폼 국감'을 비교적 조용히 지나갈 거란 관측이 지배적인 분위기다. 본격적으로 국감에 돌입하기 이전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 대신 카카오에 대한 언급이 다수 제기된다. 대관 업무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번 국감은 사실상 카카오가 타깃"으로, "카카오로 시작해 카카오로 끝날 것"이란 말이 공공연하다. 

    한 대관 관계자는 "네이버의 확장전략은 '카카오가 한 발짝 앞서나갈 때 등 뒤에 숨어 반 발짝씩만 가자'로 요약되고 있다"며 "몸집을 키우기 위해선 대관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기조로 리스크에 대비해 온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속도전보다는 리스크 대비에 초점을 맞춰 대관에 특히 공을 들여왔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수년 전부터 관 출신 인물을 영입해 대관 조직을 정비해왔다. 당초 정책협력실을 통해 국회와 정부 대상으로 업무를 해왔으나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를 주축으로 손지윤 LG유플러스 상무(행시 42회)를 영입했다. 실무인력으로는 이상협 부장 등이 대표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네이버는 그룹사 공익재단을 통해 정치권 및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곳들과도 접점을 늘려왔다. 네이버 산하 온라인 기부 포털사이트인 비영리 재단법인 '해피빈'이 대표적이다. '비영리 분야에서 활동하는 공익단체 등이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이들의 재정적 한계를 지원하는 모금 창구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치권과 유력 접점이 있는 몇몇 시민단체들에는 사실상의 '후원자'로 자리매김했다는 전언도 공공연하다. 

    실제 정치권 일각에선 네이버 대관역량이 이미 통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이번 국정감사에서 플랫폼 규제 이슈를 사실상 주도 중이나 네이버만큼은 국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공식화했다. 

    당내 문제전담 조직 을지로위원회 '제4운영위원회의' 자료에 다르면 '2021년 공동 국정감사 보고' 대상에서 네이버는 빠졌다. 대신 쿠팡·카카오모빌리티·야놀자 등이 규제가 필요한 타깃 기업으로 언급됐다. 

    네이버 대관역량 성적표는 이번 국감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질의는 오는 5일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을 시작으로 본격화된다. 한성숙 대표는 5일 방통위에 이어 6일에는 고용노동부 대상 국감에서 직장 내 부조리에 대해 답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