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펀드 '잠시 주춤'...카페이ㆍLG엔솔 상장 연기에도 "연말 돈 몰릴 것"
입력 21.10.06 08:51|수정 22.01.27 16:31
공모주 성수기인 연말에 30개 추가 상장 예정
5년간 12월에 최다 기업 상장…1월 대비 6.6배
카카오페이·LGES 상장 연기에도…"큰 영향 없어"
  • 최근 공모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서 형성된 후 상한가) 신화가 흔들리는 가운데 공모주펀드는 지난달 올해 처음으로 자금이 크게 빠져나갔다. 다만 이는 대어급 공모주의 상장 이후 차익 실현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진단이다. 

    LG에너지솔루션 등 랜드마크딜이 일부 연기되더라도, 공모주 시장 규모는 연말까지 큰 규모를 유지할 전망인만큼 시차를 두고 다시 공모주펀드에 자금이 유입될 거란 기대감이 더 큰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주펀드 설정액은 지난 8월 6일 7조636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는 연초(3조1069억원) 이후 146% 증가한 수치다. 

    그러다 8월 말에는 3169억원이 빠져나갔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발생한 자금 순유출이다. 공모주펀드의 최근 한 달간 평균 수익률은 -0.27%다.

    투자업계 일각에선 공모주펀드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설정액도 줄어들자 펀드의 열기가 식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단 최근 자금이탈이 발생한 건 카카오뱅크(8월 6일)·크래프톤(8월 10일) 등 대어급 공모주의 상장 이후 차익 실현을 위해 물량이 대거 빠져나왔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대어급 IPO가 있을 때마다 공모주펀드에 돈이 몰렸다가 상장하면 차익 실현을 위해 돈이 빠지는 모습이 반복된다"며 "지금은 공모주펀드 휴지기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 4분기에는 공모주가 많이 몰린다는 점이 공모주펀드에 다시 자금이 쏠릴 것으로 전망되는 핵심 배경이다. IPO 시장은 전통적으로 11~12월에 공모가 많이 몰리는데, 이는 대부분 기업이 12월 결산법인(1월 1일~12월 31일이 회계 기간인 기업)인 특성상 회계 연도가 끝나기 전 실적을 정산하고 연말에 상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3분기 실적이 나온 후 IPO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일정상 시간에 쫓기다가 연말에 상장을 진행하기도 한다"며 "전통적으로 11~12월이 공모주 성수기며, 올해에도 30개 정도 기업이 IPO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연초는 전년도 실적에 대한 결산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의 일정 때문에 IPO를 진행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전했다.

    투자자도 연말에 몰려있는 공모주 일정에 맞춰 펀드에 유입되는 규모가 커질 거란 전망이다. 공모주펀드는 일반적으로 환매수수료가 있어 가입 후 3개월 내 판매하면 수수료를 낸다. 공모주가 상장한 직후 수익 실현을 하기 위해 투자자는 대어급 공모주 상장 전과 공모주가 몰리기 전 펀드에 가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월 첫 자금 순유출 이후 한 달 동안 최대 2706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관련 잡음도 공모주펀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목소리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대어급 공모주의 상장이 밀리면 공모주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는 시기도 함께 밀릴 수는 있지만, 이외에 특별히 문제 될 만한 요소는 없다"며 "할인율이 적용돼 공모가가 적용되기 때문에 대체로 '프리미엄’을 딸 수 있으며, 두 종목 다 상장이 늦어지더라도 시장에서 상당히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미국 테이퍼링, 중국 헝다 이슈 등 대외변수에 증시가 변동성이 있다 보니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군에 대한 수요가 생기는 분위기다"며 "시장에서 공모주펀드를 대안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