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성과 갈리는 액티브ETF...운용역 역할 커졌다
입력 21.11.08 07:08
17개 중 7개가 기초지수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
증시 출렁이자…매니저 실력에 따라 '옥석 가리기'
종목 비슷한 테마형 액티브ETF…매니저 역할 더 부각돼
  • 최근 일부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기초지수 수익률을 밑도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ETF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최근 횡보장에서 액티브 ETF별로 극명하게 성과가 갈리기 시작하면서, '액티브'의 특성인 '운용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베스트조선 집계에 따르면 출시된 지 한 달 넘은 액티브ETF 17개 중 7개가 최근 한 달 기초지수 대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종은 기초지수 대비 수익률이 0.1%가 되지 않아 사실상 패시브ETF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액티브ETF의 평균 보수가 0.46%로 국내주식형 패시브ETF 평균 보수(0.33%)보다 높은데도, 제값을 못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장 높은 초과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타임폴리오 TIMEFOLIOBBIG 액티브ETF'(8.62%)며, 초과수익률이 가장 낮은 ETF는 '흥국 HK하이볼 액티브ETF'(-1.71%)다. 

    최근 증시가 조정을 받으며 액티브ETF에서 매니저의 역할이 부각됐다는 지적이다. 액티브ETF는 기초지수와 상관계수 0.7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해 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수익률 변동 폭이 큰 편이다. 

    매니저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맞으나, 지난 강세장에서는 대부분 종목이 오르는 탓에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그동안은 기본적으로 모든 지수가 오르는 상황이라 매니저별로 차별성을 느끼기 어려웠다. 투자자도 매니저의 역량을 따지기보다는 수익률 자체가 높은 ETF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최근 시장에 조정이 나타나고 변동성이 커지며 매니저의 역량이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 테마를 기초지수로 삼는 액티브ETF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 커질 거란 평가다. 동일한 테마에서는 비슷한 종목을 담으니 비교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액티브ETF는 세부 종목이 달라 상대적으로 매니저 역량을 명확히 알기 어렵다는 평이다.

    예를 들어, 미래차 관련주를 담은 '삼성 KODEXK-미래차 액티브ETF'·'미래에셋 TIGER퓨처모빌리티 액티브ETF'·'한국투자 네비게이터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 액티브ETF’는 상위 종목에 기아와 현대차 등을 담으며 포트폴리오가 유사하지만, 초과수익률은 -1.04%에서 0.73%까지 차이를 보인다. 

    아울러, 매니저의 역량은 결국 운용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리서치·리스크 모니터링 등 사내 인프라를 통한 지원을 통해 매니저가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주도하는 종목과 섹터가 계속 바뀌는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응하고 성과를 잘 내는 곳이 운용능력이 뛰어난 회사라 볼 수 있다"며 "액티브라는 이름을 붙였다면 지수 대비해서 무조건 아웃퍼폼하는 게 운용 매니저의 목표자 회사의 목표다"고 전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지금 시장 분위기엔 단순 수익률이 높은 상품보다는 매니저 실력이 보장된 상품에 투자하는 걸 추천한다"며 "현재 벤치마크 대비 알파 수익이 높다고 향후에도 계속 그러리라는 보장이 없다. 얼마나 지속해서 초과성과를 냈는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