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ATL 8兆 증자 전에'...LG엔솔 IPO 예심통과 '코 앞'
입력 21.11.24 17:21
이달 내 한국거래소 상장심사위원회 열릴 듯
LG엔솔 예심 통과 무게...배터리산업 선점 효과 시급
  • LG에너지솔루션이 우여곡절 끝에 내년 1월 말을 상장 일정으로 잡았다. 이르면 이달 말 한국거래소로부터 예비심사 승인을 받고 곧바로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일정이 한 차례 더 밀릴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유력한 경쟁자인 중국 CATL 역시 자금조달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만큼 국내 배터리 산업 보호 차원에서라도 공모 일정이 밀리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뒤로 일정을 잡고 있는 대어급 공모주 발행사들 역시 안도하는 분위기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주 중 한국거래소에서 LG에너지솔루션 관련 상장심사위원회가 열리는 것이 유력하다. 상장 일정은 내년 1월24일~26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본래 연내 상장을 마무리 짓기로 했었지만 화재 사고에 따른 충당금 이슈로 일정이 한 차례 지연된 바 있다.

    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거래소의 예비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관련 비용 이슈가 어느정도 재무제표에 반영이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한국거래소 입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급 대어를 계속 예심에 묶어두는 건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예심 통과에 큰 걸림돌이 없다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산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유리하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은 중국 CATL과 비교 구도를 통해 국가 간 산업 경쟁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실제 CATL은 최근 약 8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배터리 생산라인 건설 및 연구개발에 해당 자금을 사용하기로 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 경쟁 구도를 거론하며 대규모 유상증자의 당위성을 부여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전기차 배터리산업은 ‘물량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향후 공급 부족 사태가 예상되고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가는 전기차 수요에 어떤 배터리 회사가 공급량을 맞출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해지는 셈이다. 산업 초기 선점 효과 역시 시급하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CATL도 유상증자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사실상 LG에너지솔루션의 실질적인 경쟁자는 CATL이 유일하다”라며 “국가 간 배터리산업 경쟁 구도를 따져볼 때 당국에서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딴지를 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공모 시 기업가치를 다소 보수적으로 산정하는 점도 공모 성공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LG에너지솔루션의 예상 기업가치는 약 100조원으로 추산되기도 했으나 이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약 70조~80조원 수준이 예상 기업가치로 거론되고 있다.

    한 때 LG에너지솔루션 기업가치를 EV/Capacity(용량 대비 기업가치)로 평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사실상 EV/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파악된다. EV/Capacity를 활용하면 예상 기업가치가 200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큰 만큼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도 해당 수치를 외부에 입증하기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일정 윤곽이 나오면서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대어급 발행사들의 상장 스케줄 역시 가닥이 잡혀가는 모양새다. 올해 유례없이 뜨거웠던 공모주 열기가 식기 전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최대한 상장을 마무리하겠다는 움직임이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내년 2월 중으로 상장 일정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최근 주관사 선정을 마친 신세계그룹 쓱닷컴 역시 내년 상반기 안에는 기업공개를 마칠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도 모두 내년 상장을 앞둔 유력한 대어급 공모주 후보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