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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이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2만원대이던 주가가 1만원대 후반으로 주저앉았다. 추후 주가 추이가 하락세를 지속할 경우 조달금액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목표한 만큼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선제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및 신사업 관련 투자'를 위해 쓰겠다던 자금 규모를 먼저 줄이진 않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1조5000억원 가운데 7000억원을 채무상환 자금으로 활용하는데, 이것이 우선시될 가능성이 크단 설명이다.
1일 두산중공업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공시했다. 구주주 청약 비중은 80%다. 우리사주(20%) 및 구주주 청약 이후 발생하는 단수주 및 실권주에 대해서는 일반모집 청약을 진행하게 된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신영증권 등 6곳이다.
전체 규모 중 7000억원 가량은 채무상환자금으로 쓰이며 나머지 8000억원가량은 신재생에너지 및 신사업 관련 투자금액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관건은 두산중공업 주가의 하락추이다. 올해 중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해외 원전시장 공동 진출 영향으로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3만2000원까지 크게 급등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 하락곡선을 그리던 주가는 최근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지면서 14% 하락, 1만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물론 1일 두산중공업의 주가가 3%가량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1만원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두산중공업의 1차발행가액 산정 당시 반영된 기준주가(2만3300원)보다 낮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탈원전 기조로 가고 유상증자 이후에도 주가가 많이 빠지면 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없진 않을 듯 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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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대두될 문제는 조달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다. 통상 주가가 떨어지면 조달금액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1차 발행가액이랑 2차 발행가액, 이렇게 두 번 산정하기 때문에 일종의 하한선은 있다"라면서도 "다만 하한선까지 가려면 주가가 정말 많이 떨어져야해서 보통은 주가가 계속 빠지면 조달금액이 줄어드는 것이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목표자금 만큼 조달을 못할 수 있단 설명이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은 1조2000억원가량을 조달 목표로 하고 있을 거란 진단도 나온다.
문제는 자금 활용 우선 순위다. 두산중공업에게 채무상환이 시급한 점을 고려하면, 반대 급부로 신사업 투자액이 먼저 감액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체질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는 증권신고서에도 밝힌 내용이다. 두산중공업은 신고서를 통해 '석탄 및 원자력 발전 수요 및 전력 수요 둔화에 따른 위험'을 언급하며 "석탄발전 및 원자력 발전수요는 감소 및 정체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당사의 주력사업인 석탄발전과 원자력 발전 부문의 영업환경이 둔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은 국내외로 부는 친환경 바람에 수주가 크게 줄고 EPC(설계·조달·시공)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며 프로젝트 채산성도 저하된 상태다. 그렇다고 부채 상환을 뒤로 미룰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이번 증자가 '급한 불' 끄는 데만 활용되고, 회사의 장기 성장성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거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배경이다.
다만 이번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는 두산그룹이 채권단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마지막 관문이란 평이 많다.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3월 산업은행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대출을 신청한 이후 두산그룹은 채권단에게 3조원 수준의 자구계획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클럽모우CC(1850억원), 네오플럭스(730억원), 두산인프라코어(8500억원), 동대문 두산타워(8000억원) 등 매각을 진행해왔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물론 자구안에 따라 채무 상환을 마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질 변화가 향후 성장성을 가를 중요한 시기다"라며 "자회사인 두산중공업이 탈원전 기조로 가야함에도 불구, 조달규모가 줄면 신사업 투자 자금을 먼저 줄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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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12월 03일 08:4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