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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이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도입에 분주한 가운데 '저작권'이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게임산업은 개발을 전담하는 개발사와 유통ㆍ운영을 전담하는 퍼블리셔로 나뉘는데, 유통 및 운영권만 쥔 퍼블리셔들은 NFT 관련, 소유권에 분쟁의 소지가 남아있는 까닭이다.
당장은 규제 리스크가 문을 가로막고 있지만, 게임업계는 이미 출시를 기정사실화하고 NFT 도입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개발사를 소유하지 않은 퍼블리셔 입장에선 결국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답을 찾아야 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르4 글로벌'을 통해 NFT 적용 게임을 서비스 중인 위메이드에 이어 게임사 다수가 잇따라 NFT 연구 계획을 밝히고 있다. 대체로 이용자 중심으로 구성된 판타지 세계관 내에서 다른 플레이어와의 대전을 통해 보상을 획득하고, 이를 NFT 형태로 소유하는 구조가 제시되고 있다.
이용자가 아이템 및 재화 등을 구매하는 기존 과금 모델이 한계에 봉착한 가운데 NFT는 신수익모델로 떠올랐다. 개발사와 운용사 모두 가상자산 거래에 따른 수수료 수익·대출·스테이킹 등 신수익 모델을 꾀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온다.
국내는 P2E(Play to Earn) 게임의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사업 논의는 해외 시장 위주로 전개되고 있다. 규제당국에선 게임 내에서 재화 등이 암호화폐 등과 연동돼 현금화되는 것을 사행으로 보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도 이와 관련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만큼 국내 출시까지는 꽤 험난한 과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게임사들은 출시를 가정하고 움직이고 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NFT 계획을 밝히지 않은 다른 게임사들도 내부선 이미 NFT를 최대 목표로 삼고 대비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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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인기 지적재산권(IP)보다는 퍼블리싱 위주로 성장해온 게임사들은 NFT 접목 게임 출시에 앞서 핵심적인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IP 개발사가 아니기 때문에 온전한 소유권을 갖지 못한다는 난점이 핵심으로 거론되고 있다.
게임업에 능통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원천 IP가 없는 퍼블리셔들이 NFT를 접목하기는 아무래도 쉽지 않다. 수익원 분배뿐 아니라 각 개발사들과 판권 및 NFT와 관련해 세부적으로 계약조건을 협의해야 한다. 자체 인기IP를 기반으로 NFT를 출시하는 경쟁사보다는 비교적 소유권이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은 아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NFT 판매에 따른 소유권 및 수익 분배 문제는 기존 퍼블리싱 판권계약과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가 개발 스튜디오로부터 퍼블리싱해올 때 판권을 어느 범위까지 행사 가능한지는 각기 체결한 계약사항에 따라 다르다. 글로벌 서비스 판권까지 가져오는 경우도 있고 판매 시장을 국내로만 한정시키는 경우도 있다. NFT 또한 이처럼 세부계약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소유권의 범위가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 게임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가령 넷마블이 엔씨소프트 IP를 빌려서 리니지2 레볼루션 게임을 만든다고 가정하면, 그 게임은 넷마블의 소유고 IP는 엔씨소프트의 소유가 된다. 다만 IP는 원작자 허용 시 공유가 가능, 게임 운영사인 넷마블이 IP로 NFT화할 수는 있다. 물론 세부적인 계약내용에 따라 수익 창출도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계약조건이 복잡하게 맞물릴 수 있는 만큼 추후 발생 가능한 저작권 이슈에 있어 대응 또한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NFT는 누구나 디지털 파일에 기반해 제작 가능하단 이점이 있지만 타인의 저작물을 민팅할 경우엔 저작재산권 중 복제권과 전송권 침해가 문제될 수 있다. 명품 브랜드와 미술품과 관련한 저작권 분쟁 사례가 앞서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계약 이슈로 비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로펌업계에서도 게임사 동향에 특히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특히 퍼블리셔 사이에서 IP 개발사 M&A 큰 장이 올해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해외에선 대형 게임사가 캐쥬얼 장르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선 카카오게임즈가 대표적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엑스엘게임즈·넵튠 등 게임사 개발사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임 IP와 개발역량을 내재화해 계약 종료 리스크나 수익성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게임사들은 지난해 3분기 이후부터 블록체인이나 NFT 사업과 관련해 '좋은 IP가 있다면 언제든지 사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 표현을 빌리면 '굉장히 오픈돼 있는 상태'란 설명이다.
사업전개 어려운 국내 대신 해외서 NFT 접목게임 출시 목표
자체 IP 부족한 퍼블리셔들은 '반쪽짜리 소유권'이 우려요소
계약조건 복잡한 만큼 추후 저작권 이슈 대응도 난관 예상
자문업계는 '내년 게임사 IP 인수·계약리스크 대응자문' 기대
자체 IP 부족한 퍼블리셔들은 '반쪽짜리 소유권'이 우려요소
계약조건 복잡한 만큼 추후 저작권 이슈 대응도 난관 예상
자문업계는 '내년 게임사 IP 인수·계약리스크 대응자문' 기대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12월 2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