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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기업공개(IPO)가 될 LG에너지솔루션 공모를 앞두고 역(逆)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주식을 팔아야 하는 증권사가 주식을 사줄 기관투자가들에게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들이 거꾸로 증권사를 대상으로 '1주라도 더 배정해달라'며 읍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LG엔솔의 주가에 대한 장밋빛 전망만이 문제가 아니다. '덩치'도 만만치 않아서다. 당장 상장 가치만 70조원에 달할 전망이고, 추이에 따라 100조원까지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많다. 벤치마크 지수를 따라가야 하는 기관 입장에선 편입하지 않을 수 없는 자산이라는 평가다.
올해 IPO 최대 대어(大魚)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11일부터 이틀간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선다. 앞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은 3일부터 이루어져 왔다.
기관투자자들은 대체로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가 비교적 낮게 형성돼 있다고 본다. 경쟁사인 중국 CATL 대비 절반 이하의 가치로 공모희망가 밴드가 형성된 까닭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희망 공모가밴드 기준 시가총액은 60조1380억원~70조2000억원이다. 상장 당일 상승세를 띈다면 시가총액 100조원 도달도 불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캐파(Capa)를 증설한다면 기업가치는 더 오를 것이라 현 공모가는 바닥 수준으로도 볼 수 있다"라며 "이에 상당수의 기관들이 락업을 길게 거는 등 한 주라도 더 받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 기대감만이 아니라 덩치도 문제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모희망가 밴드 수준으로만 상장해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시가총액 3위에 안착한다. 코스피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코스피 지수가 핵심 벤치마크인 국내 시장 상황에서 이는 만만치 않은 비중이다. 예컨데 1조원을 운용하는 운용사라면 당장 500억원 어치의 LG엔솔 주식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LG엔솔 주가가 상장 후 오르던 내리던 비중 확보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주요 기관들 사이에 '1월은 LG에너지솔루션에만 매달리자'라는 기조가 형성돼 있는 상태다.
과열될 청약 열기를 예상한 일부 기관들은 물량 배정권한을 쥔 증권사를 대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기관은 개인투자자와 달리 균등배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또한 높은 증거금을 낸다고 해서 물량을 많이 받진 못한다. 기관 물량 배정에 대해서는 주관사가 자율적으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주로 IPO 위주로 수익을 내는 기관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 최근 IPO가 수익의 중심인 기관은 크게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2020년 기준 운용사 수는 지속 증가하는 반면 적자 운용사 비중은 30%대에서 절반으로 줄었다. 대부분 주식 투자 및 IPO 공모를 통해 수익을 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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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보통 인맥을 활용, 유선통화를 통해 존재감 표시를 하거나 골프, 식사접대 등을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공모주의 물량을 담아주는 것도 영업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일부 대형사들은 이런 마케팅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 있다. 공모 관련 펀드 비중이 크지 않거나 주관사로 그룹 계열사가 참여했을 경우 물량 배정 비중도 최대치가 정해진 까닭에서다. 다만 이들 역시 일정 부분 비중을 확보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지 않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물량 배정 관련한 연락이 조금씩 오거나 미팅 요청이 오는 분위기다"라며 "간혹 공모 시장 생리를 잘 모르는 경우, 콜드콜로 전화해 '잘 부탁한다'라는 식의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형평성을 고려하면 들어주기 어려운 부탁을 하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대표주관사 뿐만 아니라 공동주관사와 인수사 또한 이들의 영업 대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표주관사로 KB증권, 모간스탠리를, 공동주관사로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등을 선정했다. 인수사는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 4곳이다.
금번 공모물량이 상당히 많은 만큼 공동주관사나 인수사에도 '1주라도 더 받기 위해' 행동에 나선다는 평가다. 다만 공동주관사나 인수사는 대표주관사에 비해 물량 배정 권한이 적은 것으로 전해진다. 기관들로부터 영업 공세를 받더라도, 결국 대표주관사와 상의를 거쳐야만 물량 배정에 대한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셈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물량 배정 전권은 KB증권과 발행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쥐고 있는데 공동주관사나 인수사까지 영업관련 전화를 받는 것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흥행 가능성은 높다"라며 "대표주관이 아닌 증권사들은 KB증권에게 물량 배정 관련 부탁 아닌 부탁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결과는 어떨지 불투명하다"라고 말했다.
비중 부담에 '배정 더 달라' 영업 나서는 중소형 기관들
통화 및 골프·식사접대까지…공동·인수 證도 영업 대상
배정권한 적은 공동·인수단…대표주관과의 상의 문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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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2년 01월 1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