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3000억 들여 美 와이너리 인수…인수주체는 프라퍼티·이마트 증자 가능성도
입력 22.02.11 10:46|수정 22.02.11 11:45
대상은 나파밸리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
자문사 대동해 실사까지 마쳐…최종 협의 중
부지까지 모두 인수대상에 포함
인수대금 마련 위한 이마트 증자 여부가 관심
  • 이마트가 3000억원을 들여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고급 와인(컬트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 인수를 추진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자회사인 부동산 개발사 신세계프라퍼티가 ‘쉐이퍼 빈야드’(Shafer Vineyards)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 금액은 2억5000만달러 (약 3000억원) 규모다. 미국 현지 와이너리 부지까지 모두 인수 대상에 포함됐다. 실사를 마친 단계로 최종 거래 조건을 셀러 측과 협의 중이다. 

    개별 감사보고서 기준 최근 3년간 신세계프라퍼티의 평균 보유 현금성자산은 40억원에 못미친다. 운영자금 대부분은 장기차입금, 사채로 조달하고 있다. 

    이번 딜의 규모가 작지 않은만큼 시장에서는 와이너리 인수대금을 모회사인 이마트가 증자를 통해 마련, 이를 프라퍼티 증자 등으로 지급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신세계그룹은 "신세계프라퍼티에서 인수 검토 중인 사안으로, 자금조달 역시 프라퍼티가 담당하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마트 혹은 프라퍼티에 대한 증자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쉐이퍼 빈야드는 미국 나파밸리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다. 시카고에서 출판업을 하던 존 쉐이퍼가 1972년 나파밸리의 포도밭을 구입하고 가족과 함께 개간한 뒤 포도밭을 일궜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등 친환경 농법으로 포도밭을 가꾸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당 지역에서 최초로 100% 태양에너지를 사용한 와이너리다.

    이번 거래는 국내 유통 대기업이 미국 현지 와이너리를 인수하는 첫번째 사례다. ‘와인 전문가’인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내외로 '함구령'이 내려질 정도로 이마트 기획 부서에서 극비리에 추진했다. 강희석 이마트 사장이 작년 하반기 미국 이베이 본사 출장길에 M&A를 담당하는 전략 임원들 및 일부 자문사를 대동하면서 와이너리 M&A(인수 합병) 진행 사항을 직접 챙긴 것으로 관측된다.

    이마트는 지금까지 와인 사업을 적극 펼쳐왔다. 나파밸리의 시그니쳐 브랜드 한정상품부터 국민와인세트, 초저가와인세트 등을 출시하며 와인 대중화에 힘썼다. 2008년 주류수출입사 신세계엘앤비를 설립해 주류전문매장 와인앤모어(WINE&MORE)를 운영하고 있다. 이후 2019년 자체 브랜드(PB) 와인 ‘도스 코파스’를 출시했으며 이마트, 이마트24 등 채널을 통해 수입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