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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금융지주회사들의 주주총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금융지주회사들은 비은행 부문의 약진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에 주주들의 큰 반발은 예상되지 않으나, 일부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 교체,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의 안건은 주총 표 대결이 전망된다.
실적에 기반한 배당성향 강화 또는 자사주 매입과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도 일부 예상해 볼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주총 시즌에서 눈길을 끄는 곳은 역시 하나금융지주이다.
김정태 회장이 물러난 자리엔 이미 여러 차례 물망에 올랐던 함영주 부회장이 후임으로 내정됐다. 함 부회장의 내정과 관련해 ‘이변’이란 시각은 존재하지 않지만, 과거 하나은행 채용 과정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재판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다소 이른 시기에 결정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해당 사건의 판결이 난 이후 내정자로 지목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어떤 결론이 나든 대법원 확정 전까진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사회의 판단이 깔려있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25일로 예정됐던 법원(서울서부지방법원)의 선고 기일은 다음 달 중순으로 연기됐다.
하나금융지주의 외국인투자자 지분율은 71% 수준이다. 외국인투자자들에겐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안’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주총회를 약 2~3주 앞두고 나올 ISS를 비롯한 자문사들의 권고안 향방에 주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선임안에 대해 ISS는 법률리스크를 근거로 반대표 행사를 권고한 바 있다.
국민연금의 표결도 의미가 있다. 국민연금은 하나금융지주의 단일 최대주주로서 지분 약 9.9%를 보유중이다. 지난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재신임 당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공단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연임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함영주 내정자의 경우 법률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투자자들이 크게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진 않는 인사이다”며 “선임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KB금융은 현재의 사외이사진 대부분을 1년 연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허인 부회장의 뒤를 이은 이재근 신임 행장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진 합류를 추진한다.
관건은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스튜어트 B 솔로몬(Stuart B. Solomon) 이사의 후임을 두고 회사측과 노조(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측 추천 인사가 벌일 표대결이다.
회사측은 현재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카카오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최재홍 후보를, 노조 측은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후보로 추천했다. 노조는 지난 2017년부터 사외이사에 후보를 추전했으나 한번도 주총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엔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올해는 금융권 근무 이력이 비교적 잘 갖춰진 후보를 앞세웠다는 점, 공공기관에 노동 이사제를 도입하도록 하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의 표심이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4대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가 없는 곳은 우리금융지주가 유일하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회사는 특정 성별로만 이사회를 구성하지 못하게 된다
자산 2조원 이상 금융기업으로 확장하면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삼성생명, 삼성화재, 롯데손해보험 등이 여성 사외이사가 없다. 이에 우리금융지주는 여성사외이사를 추천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금융지주는 총 12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8명의 이사가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사외이사의 경우 총 6년 이상을 재직할 수 없지만, 올해 임기가 만료하는 이사들 모두 최대 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대부분 연임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올해 주주총회에선 주주들의 주주환원책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KB금융은 배당성향을 26%로 높임과 동시에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금융지주는 배당성향을 25.3%로 확정하며 역대 최대 수준인 1주당 9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각각 26%, 25.3% 배당성향을 확정하며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배당을 확대했다.
이같은 배당 확대 정책에도 불구, 금융지주회사들의 역대급 실적에 기인한 자산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환원책 강화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평가다. 물론 금융지주회사들 또한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확대할 전략을 세우고는 있으나, 코로나 상황 속에서 금융당국의 비공식 배당성향 규제 정책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고려해야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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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2년 02월 2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