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30년까지 95조 투자…SW 역량 강화에만 12조 베팅
입력 22.03.02 17:13
현대차, 9년간 95조 투자해 10% 이익률 목표
SW에만 12조…"SW사업이 매출 30% 담당할 것"
내연기관 중심 생산설비 전동화 전환 계획도 언급
美·EU 등 시장 중요성에도 현지 투자는 '추후 공유'
  • 현대자동차가 2030년까지 전동화 전환에 19조4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187만대, 점유율 7%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소프트웨어(SW) 역량 강화에 총 12조원을 투입해 SW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미국 현지 전동화 투자와 생산 계획은 이번 발표에서 공유되지 않았다. 

    2일 현대차는 온라인으로 '2022년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장기 전동화 가속화 전략 및 재무목표를 발표했다. 이날 행사는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과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 주도로 진행됐다. 장 사장은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을 위해 하드웨어(HW) 뿐 아니라 SW 역량을 더욱 강화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9년간 총 95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연구개발(R&D)에 39조1000억원, 설비투자(CAPEX)에 43조6000억원, 전략 투자에 12조8000억원이 배정됐다. 이 중 전동화 투자비는 총 19조4000억원으로, 내연기관차 믹스 개선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등 내부에서 창출한 현금을 재원으로 R&D 및 전용 공장 증설에 나선다. 

    이번 CEO 인베스터 데이에선 현대차의 SW 전략에 힘이 실렸다. 

    현대차는 2025년 올커넥티드카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제네시스 GV60에 첫 무선 펌웨어 업데이트(FOTA) 적용을 시작으로 올해 말부터 FOTA 기능을 모든 신차에 탑재한다. 2025년까지 차량 내 무선 업데이트 대상 지역과 차종을 대폭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양산에 들어가는 1세대 통합제어기에 이어 내년 이후 3세대 통합제어기를 개발해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는 지난달 차량 SW 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송창현 TaaS 본부장(사장)을 수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현대차가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하고 차량에 적용하기 위해선 표준화한 SW 개발 체계를 구축하고 통합제어기를 통해 개발 복잡성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 차량 내 HW 구조를 IT 기기에 가깝게 바꾸는 동시에 자체 SW 역량을 키워내 커넥티비티 및 데이터 부문으로 사업 구조를 확장하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SW 투자에만 12조원을 책정했다. 세부적으로는 기술 개발 투자에 4조3000억원,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스타트업 지분 투자에 4조8000억원, 전사 공통 ICT 영역에 2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SW 담당 인력은 매년 20% 이상 증원하겠다고 설명했다. 

    E-GMP에 이은 차세대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통합 모듈러 아키텍쳐도 도입 예정이다. 승용 플랫폼 eM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용 스케이트보드형 플랫폼인 eS를 2025년부터 도입하고 자체적으로 9개 타입의 표준화 배터리 팩을 개발해 차량 성능 및 효율성과 원가구조를 개선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배터리사와 추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현대차는 2030년 예상 배터리 수요치를 170GWh로 제시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 합작법인(JV) 설립하는 등  2023년까지 필요 배터리는 이미 확보한 상황이다. 향후 기존 협력사 외 배터리 수급처를 다변화하고 기존 NCM 배터리 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 계획도 공식화했다. 

    내연기관 중심 생산시설을 전동화에 맞게 신속하게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언급했다. 

    현재 현대차는 전 세계에 9개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국내 공장과 체코 공장에서만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부터 인도네시아 신공장에서도 전기차 생산이 예정돼 있다.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장 사장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판매를 금지하는 유럽(EU) 시장과 2030년 전기차 판매 비중 50%를 선언한 미국 시장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판매가 집중되는 시장 중심 생산 최적화에 나설 예정이지만 미국 전동화 투자와 생산 계획은 근시일 내 다시 발표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