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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건설그룹으로 편입된 대우건설이 기존 회사채를 만기 전 상환하기로 했다. 대주주의 변경은 채무 기한이익상실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는 그와 무관하게 투자자가 원하면 자금을 돌려준다는 방침이다. 지난 몇 년간 주택경기 호황으로 현금 곳간이 두둑해진 데다 새 주인을 맞으면서 보다 적극적인 재무 관리가 가능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월 28일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지분 50.75% 인수에 대한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작년 7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8개월 만에 M&A 거래가 최종 마무리 됐다.
대주주 변경은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이나 회사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한이익상실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을 M&A 할 때는 미리 사채권자의 동의를 받기도 한다. 당장 대규모 상환 의무를 지기엔 부담스러우니 대주주 변경을 양해해주고 채권을 계속 보유해달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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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대주주 변경은 약정상 기한이익상실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자금은 조기 상환하겠다는 방침이다. 갑자기 회사채를 모두 갚는다 가정하면 자금 부담이 작지 않은데, 사채권자들이 원할 경우 중도 상환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회사채 시장이 경색된 데다, 국가 신용등급 수준의 산업은행 계열사에서 신용등급이 더 낮은 곳으로 인수되는 회사의 결정이다보니 채권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주주 변경이 기한이익상실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며 “투자자자들에게 중도상환 청구기간을 부여했고 기간 내 상환을 청구한 투자자에 자금을 돌려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2010년 산업은행에 인수된 후 ‘주인없는 회사’로 사업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에도 수주 부진, 해외 부실 등으로 애를 먹었고 2018년엔 M&A 시도가 무산됐다. 2019년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을 첫 투자처로 결정했을 때도 시장에선 기대감보다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주가도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9년 이후 국내 주택시장 호황이 이어지며 반전을 맞았다. 정부가 수도권 중심으로 대규모 주택 공급 정책을 폈고, 재건축 기대감도 커지며 부동산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이 몰렸다. 대형 건설사들의 일감이 늘었는데, 대우건설 역시 안정적 수주 실적을 쌓았다. 매출은 10조원을 넘을 때보다는 줄었지만 수익성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머잖아 연간 조단위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대우건설은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라 회사채 상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회사의 회사채 잔액은 4600억원인데, 작년 9월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2000억원(개별)을 넘는다. 예전 같으면 회사의 재무 사정이 크게 악화할 이벤트였겠지만 지금은 실탄이 두둑해 부담이 크지 않다. 회사도 보유 자금 등을 활용해 충분히 상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의 사채 조기 상환 결정은 민간 기업으로의 편입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산업은행 관리 아래 있을 때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부실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작년엔 2400억원 규모 채권 만기가 돌아오자 사모채권을 조달해 일부는 차환하고 일부는 상환하는 등 신중한 움직임을 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대우건설이 ‘잦은 오너십 변경에 따른 경영 불안정’으로 더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대우건설은 자체 현금도 충분해졌고, 현금 부자인 중흥그룹을 등에 업게 됐기 때문에 보다 공격적인 재무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한 채권투자사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주택 시장 호황으로 막대한 자금을 벌어들였다”며 “예전 같으면 채무 조기 상환이 큰 문제였겠지만 지금은 곳간이 넘치기 때문에 통 크게 빚을 갚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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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정위 기업결합 승인…대우건설 대주주 변경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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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2년 03월 0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