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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 상환유예 조치가 9월까지 6개월 더 연장됐다. 2020년 4월 조치 이후 네번째 연장이다. 당초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 상환유예 조치를 3월 말에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거듭 밝혔으나, 대선을 앞둔 정치권 압박 등으로 한 차례 더 연장됐다.
문제는 부실을 대비해 쌓은 대손충당금이 충분한지를 두고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리더십을 발휘해 대손충당금 적립에 대한 점검과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은 2020년 4월부터 시행된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조치’를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의 3월 말 종료를 원칙으로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9일 열리는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재연장 요구를 들어준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월 말 기준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뙨대출 총액은 140조5067억원이다. 5대 은행의 ‘코로나19 금융 지원 실적’에 따르면 지원이 시작된 이후 올해 1월 말까지 납기가 연장된 대출과 이자 총액은 139조4494억원에 달한다. 이자 유예액은 664억원으로, 지난해 연말 기업의 평균 대출 금리(3.14%)를 계산하면 1조573억원의 대출원금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벌써 4차례나 연장됐지만, 부실을 대비해 은행이 쌓은 대손충당금이 충분한지를 두고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입장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쌓은 충당금이 코로나라는 특수상황에 대응가능한 수준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기존의 신용평가 방식 등 관련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니 기존 충당금 설정 기준보다 더 보수적으로 적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들은 국제회계기준(IFRS9)에 따라 예상 손실액을 산출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NPL) 커버리지 비율은 전년대비 22% 증가한 190.4%다. 100억원의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190억원의 예비자금을 쌓아뒀다는 뜻이다.
은행이 충당금을 더 쌓고 싶어도 현행 회계제도상 어려운 점도 있다.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은행들이 연체율 등 객관적인 수치도 양호한데 충당금을 더 쌓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 금융담당 증권사 연구원은 “대손충당금은 IFRS9에 맞춰 대출에 대한 예상 손실을 평가하는데, 연체율 등 통계수치가 양호한 상황에 미래 전망치를 섣불리 전망해 쌓다가는 분식회계 우려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구두권고에 그치는 수준의 권고가 아닌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은행에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은행이 보다 더 적극적인 수용자세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한지 더 잦은 주기로 점검하고 이에 기반해 대손충당금 적립에 대한 감독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예상손실 추정 방법론 업데이트와 스트레스 테스트 등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적립에 대해 감독당국이 전향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감독규정상 충당금 적립비율을 경기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이에 대해 세무상 손비인정이 이뤄지도록 세무당국과의 협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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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2년 03월 0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