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말고는 없었다'...1분기 ECM, KB證이 석권
입력 22.04.01 07:00
[2022년 1분기 집계][전체 주관·인수 순위]
역대 최대 규모 IPO LG엔솔, 대표주관 KB證 1위
빅딜 놓친 미래·한투·NH, 순위권 턱걸이
  • 올해 증권사들의 ECM 주관 1위는 예견된 결과였다. 사상 최대 공모 규모인 LG에너지솔루션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리그테이블 순위권을 나란히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을 놓친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은 주관 건수가 많아도 하위권에 이름을 올린 데 만족해야 했다.

    전년에는 순위권에 등장하지 않았던 외국계 증권사들도 활약도 두드러졌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단 한 건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1분기 ECM 시장은 사상 최대의 공모 규모를 기록했으나, 침체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올해 1분기 ECM 시장의 총 공모 규모는 15조747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공모규모(9조7310억원)보다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 IPO(12조7500억원)를 제외하면 2조9972억원으로, ECM 시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크게 줄어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상장한 공모주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상장 철회한 기업도 3곳에 달했다. 

    30일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EC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1분기 ECM 공모 발행 시장에서 3조6902억원을 주관하며 1위에 올랐다. 

    KB증권은 IPO와 유상증자, ELB 등 모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KB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IPO(12조7500억원), 두산중공업 유상증자(1조1478억원), 대한전선 유상증자(4889억원), 엔지켐생명과학 유상증자(1685억원) 등 1분기 ECM 주요 거래에 주관사로 참여했다. 

    2위부터 7위에 오른 증권사는 모두 LG에너지솔루션 IPO를 주관한 증권사였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IPO 단 한 건만으로 각각 2위, 5~7위를 차지했다. 지난 1분기 9위 대신증권,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신한금융투자는 3위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ECM의 전통 강호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이들에게 대폭 밀리며 겨우 순위권에 들었다. 순위를 결정지은 LG에너지솔루션 IPO의 주관을 놓쳤을 뿐만 아니라, 주관사로 참여한 딜들의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한 전체 딜 건수가 9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주관금액에서 밀려 2위에서 9위로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IPO 주관에서 1위를 차지했던 미래에셋증권도 LG에너지솔루션 주관사 7곳 밑으로 겨우 이름을 올렸다.

    삼성증권은 올해 1분기 ECM 리그테이블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삼성증권은 전체 주관 5위에 올랐었다. 그러나 올해는 100억원 단위의 딜만 공동 주관하며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향후 예정된 마켓컬리, SSG닷컴, CJ올리브영 등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딜에도 주관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IB 투톱을 이루던 신원정 부사장과 임병일 부사장이 교체하며 사실상 ‘리더십 공백’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점은 우려다. 

    올해 1분기 ECM 리그테이블의 승자는 KB증권이었지만 향후 대어급 IPO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는 만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의 약진이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상장을 위해 거래소에 심사를 받고 있는 기업 중 마켓컬리, 넥스트바이오메디털 등에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6조원 수준이다. NH투자증권도 컬리의 공동주관사로 참여하며 현대오일뱅크의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원스토어, SK쉴더스, 교보생명의 주관사도 NH투자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