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내세우는 CJ올리브영...성장성 입증은 '아직'
입력 22.04.13 07:00
매출 2조원대·순이익 1천억...탄탄한 실적 지표
이익 미실현 꺼리는 분위기 속 긍정적 반응 기대
성장성 여부 증명은 여전한 과제...비교회사 선정도 주목
  • CJ올리브영이 한국거래소에 상장 심사 예비청구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최근 얼어붙은 공모주 시장에서 실적과 점유율이 탄탄한 만큼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다만 오프라인 점포를 넘어 추가적인 성장성을 증명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옴니채널을 앞세워 플랫폼 사업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본궤도에 올랐다고 보기엔 다소 이르다는 의견이다. 

    순탄한 상장을 위해 비교회사 선정과 이를 두고 시장의 설득을 얻어내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은 과제다. CJ올리브영은 비슷한 업종은 상장되어 있는 국내사가 거의 없다. 그렇다고 플랫폼 회사를 꼽기에는 시장의 시선이 부담되는 모양새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이르면 이달 한국거래소에 심사 청구를 낼 예정이다. 현재 검토 중인 패스트트랙 적용이 확정되면 승인일이 20거래일로 줄어들어 빠른 상장도 가능하다. 패스트트랙은 일정 조건이 충족되는 기업을 대상으로 거래소가 질적 심사 중 ‘기업 계속성’ 심사를 면제해 심사 기간을 줄여주는 제도다. 

    최근 불안정한 시장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어급 공모주로 꼽히는 CJ올리브영의 상장 과정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매출 성장세가 가파른 데다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예년과 달리 이익 미실현 기업을 두고 거래소 등 당국의 심사 허들이 높아지고 있지만 CJ올리브영의 탄탄한 실적이 심사 통과에 긍정적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약 2조1192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 1378억원, 순이익은 950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38% 느는 등 성장세도 가파르다. 국내 H&B 시장에서 약 90%를 웃도는 점유율로 사실상 시장 지배자 역할을 한 데 따른 성과로 풀이된다. CJ올리브영은 비슷한 브랜드인 롯데쇼핑의 롭스나 GS리테일의 랄라블라와 달리 뚜렷한 확장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롭스나 랄라블라가 철수한 매장에 CJ올리브영이 새로 입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라며 “최근 대어급 공모주들이 몸을 사리는 가운데 그나마 무난한 상장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힌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처럼 독점적 시장 지위는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향후 성장성 여지를 중요하게 살펴보는 IPO 시장의 특성상 CJ올리브영이 추가 성장 동력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CJ올리브영은 ‘오늘드림’등 배송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오늘드림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주문한 상품을 인근 매장에서 즉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로, 오전 10시~오후 8시에 주문하면 3시간 내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해당 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어내면서 CJ올리브영의 온라인 침투율은 꾸준히 늘고 있다. 

    옴니채널(온·오프라인) 전략이 강화된 데 따라 CJ올리브영이 상장 시 꼽을 비교회사를 정하는 데도 고민이 많다는 전언이다. 기존 H&B 스토어 분야에서 국내 경쟁사가 사실상 전무한 데다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회사와 견주기에도 성장성 측면에서 괴리가 있다. 

    이에 CJ올리브영은 얼타나 세포라, 부츠 등 해외 H&B 스토어부터 이커머스나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회사까지 다양한 비교회사를 고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옴니채널 사업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고, 조만간 건강제품 관련해 대대적인 마케팅도 벌일 계획”이라며 “그룹 내 타 계열사와 협업 가능성 등 추가 성장 동력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고안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