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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금리 상승에 재무 건전성 위기를 겪는 보험업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험사들도 자본성 증권을 발행하며 건전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가 냉랭해 수요예측에서 미달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보험부채 적정성 평가제도(LAT)를 비롯해 신지급여력제도(K-ICS) 조기 도입, 예금보험기금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금융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KB손해보험은 6월 중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요예측의 참여율을 반영해 발행 규모를 최대 3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지만, 보험사의 자본성증권 미달 사례가 잇따르면서 업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기관 수요 확보에 실패하면서 발행금리도 최상단으로 확정되고 있다. 흥국화재는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서 30억원의 수요만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인 메리츠증권이 총액 인수를 하기 때문에 발행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발행금리는 희망금리밴드 상단인 6.5%로 확정됐다.
앞서 최대 3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코리안리재보험도 마찬가지다. 희망금리밴드(4.4%~4.9%) 이내에 들어온 유효수요는 1570억원에 불과했고, 밴드 바깥으로 들어온 주문까지 합쳐 2300억원 규모로 발행에 나섰지만 발행금리는 밴드 상단인 4.9%로 확정됐다.
높은 금리에도 보험사들이 자본성 증권을 발행하는 건 금리 상승의 여파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돼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1분기 지급여력비율(RBC) 비율이 평균 30%p 이상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1분기 실적발표 결과, DGB생명은 작년 말보다 139.1%p, NH농협생명은 79%p 하락하며 주요 보험사들의 RBC 비율이 급감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 인상했다. 두 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건 2007년 8월 이후 14년 9개월 만이다.
금융 담당의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1분기에 RBC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기준(150%)을 밑돈 보험사가 5곳 정도 나왔는데, 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2분기에는 그 숫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내년에 K-ICS가 도입되면 해결될 문제라 당장의 신용등급 조정 계획은 없지만 법정 기준(100%)까지 밑돌게 되는 경우에는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재무건전성이 취약해진 보험사에 대한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이동엽 보험과장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RBC가 하락한 보험사들과 경영 현황, 재무 상황 등에 대해 면밀히 협의하고 있고 보험사의 건전성을 확보하면서 현행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보험부채 적정성 평가제도(LAT)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LAT는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한 뒤 차액을 책임준비금으로 추가 적립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보험업계는 금리가 급등하며 거액의 잉여금이 쌓였고, 이 가운데 약 40%가량을 가용자본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LAT만 활용해도 보험사들이 한숨 돌릴 것 같다”며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내년이면 폐지될 RBC 비율을 맞추고자 고금리로 발행하고 있는 자본성 증권을 찍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LAT를 활용한다면 가장 수혜를 입는 곳이 NH농협생명”이라며 “이번에 후순위채로 발행한 규모가 LAT 40% 정도이기 때문에 RBC비율 권고수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내년에 도입 예정인 K-ICS를 조기 도입하거나 예금보험공사의 예보기금도 활용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가 예금보험공사에 예보기금을 활용해 부실이 우려되는 보험사에 자금지원 가능성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당장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제도상 예보기금을 금융사에 지원하려면 해당 금융사가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돼야 한다. 이번에 MG손해보험이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됐지만 금융위원회와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보험사로부터 다양한 건의 사항을 듣고 관련 내용을 토대로 자본건전성 관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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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2년 05월 3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