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잇·트렌비·발란, 한 달내로 승부봐야"… 명품플랫폼 펀딩 경쟁
입력 22.06.13 07:00
머스트잇은 CJ 투자유치…기업가치 4255억원 평가
트렌비도 내달 납입 목표로 IR 개시…주주들 팔로우온
발란 대규모 펀딩 여부 관심사…PEF 운용사 초청 유력
바닥 드러내는 현금고…자본확충 시급한 '머·트·발' 3사
확고한 1위 없는 시장이기도…新구도 형성여부 관심사
  • 온라인 명품 플랫폼 '빅3' 머스트잇·트렌비·발란의 투자유치 경쟁이 한창이다. 확고한 1위가 굳어지지 않은 시장인 만큼 이번 라운드로 구도 윤곽이 잡히게 될지 주목된다. 

    가장 먼저 성사소식을 알린 곳은 머스트잇이었다. 머스트잇은 8일 CJ ENM 커머스부문(CJ온스타일)로부터 2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CJ온스타일은 머스트잇 지분 4.7%를 확보했는데, 머스트잇은 이번 라운드에서 기업가치를 4255억원에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직전 라운드가 있었던 작년엔 2300억원 수준이었다. 

    트렌비도 투자유치를 위한 기업설명회(IR)에 나선 상태다. 올초 시리즈C를 진행했지만 반 년 만에 추가 펀딩을 추진 중으로, 빠르면 내달 납입까지도 목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IMM인베스트먼트 등 기존주주들이 대거 팔로우온(후속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발란도 내달까지 500억원 안팎의 투자유치를 목표하고 있다.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신규 투자자로 참여, 대규모 펀딩을 협의중이다. 최근 과도한 반품비와 개인정보 유출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 등 여러 악재로 우려를 낳았지만 일부 기관에선 여전히 성장성에 긍정적이란 설명이다. 

    '머트발' 3사가 같은 시기에 대규모로 펀딩을 진행하고 있어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은 확고한 선도기업이 없어 아직 뚜렷한 구도가 형성이 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이들은 IR에서 제각각 유리한 요인을 내세워 서로 1위 기업임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을 살펴보면 머스트잇(3527억원), 트렌비(3200억원), 발란(3150억원) 순으로 모두 3000억원대를 돌파,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매출액 성장에선 발란이 두드러진다. 발란은 전년(243억원)보다 2배 이상 성장한 522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트렌비(218억원), 머스트잇(199억원) 순이다. 

  • 문제는 3사 모두 매출 성장세와 대조적으로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렌비(330억원), 발란(185억원), 머스트잇(100억원) 순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사 모두 광고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등 출혈경쟁이 본격화했다. 주지훈(머스트잇), 김희애·김우빈(트렌비), 김혜수(발란) 등 유명 연예인이 이들의 광고 모델로도 등판했다.

    세 곳 모두 재무사정이 크게 악화하면서 자본확충이 시급해진 상황으로 전해진다. IR 개시와 함께 한 달 내 유치를 완료, 3사 모두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클로징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내부선 "이 기간 펀딩 못 받으면 문 닫는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돼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라운드에선 특히 발란의 흥행 여부가 관심사다. 다수 관계자에 따르면 발란은 내달 현금고가 사실상 바닥을 드러낼 수준에 이르렀다. 여러 악재 속 이미지 변화도 필요한 만큼 이번 펀딩 성료에 사실상 기업 명운이 달렸다는 평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