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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매각이 본격화했지만 인수 경쟁은 아직 치열하지 않은 분위기다. MBK파트너스와 함께 투자한 우리은행이 유력한 롯데카드 차기 행선지로 꼽히는 데다, 단기간에 희망 매각가가 높아진 영향도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잔여 지분을 MBK파트너스와 같이 팔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는데 이 경우 인수자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29일 M&A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삼아 잠재 인수후보들에 롯데카드 인수 의향을 묻고 있다. 인수 후보로는 우리금융그룹과 KT그룹, 대형 사모펀드(PEF) 등이 거론되는데 흥행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카드를 인수했는데 지분 일부는 우리은행이 나눠서 샀다. 당시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우선매수권이 아닌 ‘우선검토권’을 확보했다. 큰 구속력은 없는 권리지만 잠재 투자자들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은 금융상품 판매대리·중개업자로서 홈페이지에 롯데카드 링크를 걸고 있는데 그조차도 부담을 느끼는 시선이 있다.
처음부터 우리금융이 점찍어둔 곳이기 때문에 설명 자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곳도 있다. 굳이 공개매각 절차를 밟을 이유가 있냐는 것이다. 우리금융 역시 ‘잡아 둔 물고기’라 생각하고 있어 급하지 않은 분위기로 알려졌다. BC카드를 거느린 KT그룹이 먼저 인수자로 부상했던 것도, 우리금융과의 흥행을 일으키기 위한 매각자의 뜻이 반영됐을 것이란 시선이 있었다.
손태승 회장의 입지에 따라 우리금융의 태도가 달라질 수는 있다. 임기 1년이 채 남지 않은 손 회장은 연임을 위해 M&A 등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우리은행 관련 여러 소송 결과에 따라 롯데카드와 같은 대형 M&A를 추진할 동력이 줄어들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우리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계획으로 지분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어 매각 절차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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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행위제한을 해소하기 위해 롯데카드를 팔았지만 시너지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지분 20%를 남겼다. 지금까지는 인수자와 매각자 모두 윈윈했지만 경영권 매각 국면에 들어가면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를 매각하며 잔여 지분 20%를 MBK파트너스와 함께 매각할 수 있는 권리(Tag along)를 확보했다. MBK파트너스가 후한 값을 받고 팔 기회를 잡는다면 롯데는 매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인수자 입장에선 그만큼 자금 부담이 커지게 된다. 롯데의 우선매수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M&A 후 롯데그룹과의 관계가 어떻게 유지되느냐도 관건이다. 롯데카드 매각 당시 담당 임원진은 반색했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두고두고 아까워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손해보험이야 큰 이점이 없었지만 카드는 백화점, 호텔, 렌탈 등 카드 플랫폼을 통해 멤버십을 관리하고 시너지를 낼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새 인수자는 롯데그룹의 사업과 어떻게 상승 효과를 낼지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금 소요가 많은 롯데쇼핑은 롯데카드 지분을 빨리 팔고 싶어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롯데쇼핑이 지분을 다 정리하고 나면 새 인수자는 롯데그룹의 사업과 어떻게 연계하느냐는 문제가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경영실적이 빠르게 개선됐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2257억원으로 2019년말(714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었고, 같은 기간 자산 규모는 13조6530억원에서 17조715억원이 됐다. 카드 혜택은 정리하고 빅데이터를 사업에 활용하거나 가맹점 컨설팅을 확대한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다.
MBK파트너스가 우리은행과 롯데카드 지분 79.83%를 인수할 때 거래 금액은 1조3810억원, 지분 100% 가치는 1조7300억원이었다. 당시 자본총계 대비론 0.7배 이상의 가치를 매겼다. 상장사 삼성카드의 PBR은 0.5~0.6배 수준이다. 1분기 롯데카드 자본총계는 2조7162억원인데 회수 때도 이와 비슷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적용되면 지분 100% 가치는 약 2조원, MBK파트너스 보유지분 가치는 약 1조2000억원이 될 수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분 100% 가치로 3조원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대치가 다소 높다는 시선도 있다. 과거 사례처럼 대형 금융지주간 ‘묻지마 인수’ 경쟁이 벌어지면 몸값이 오르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데이터 회사로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으나 성장성이 정체하는 카드회사라는 한계도 있다. 롯데카드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진 것도 아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전통 카드회사가 은행과 모바일 페이먼트 사이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3조원의 몸값을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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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2년 06월 2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