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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혹한기가 길어지며 증권사들도 조직 정비에 한창이다. 특히 증시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의 인사 정비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새로운 수장을 영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거나, 부서를 통폐합하며 군살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혹한기에 경쟁력을 재고해 훗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지속되는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니어 뿐만 아니라 중간 관리자급 핵심 실무진들이 떠나는 모습도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이로 인한 만성 업무 부담과 전문성 결여 논란 역시 부담이다.
인플레이션 부담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리 인상 릴레이로 인해 올 상반기 주식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유통시장이 힘을 잃자 발행시장 역시 추락했다. 6월 초 기준 올해 전세계 주식시장 자금조달액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70%가량 감소한 1964억달러(약 254조원)를 기록했다. 닷컴버블로 전세계 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2003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국내의 경우 1분기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덕에 발행규모는 되레 늘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올해 상반기 IPO 발행규모(스팩 제외)는 전년 동기 기록한 수준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딜 건수도 지난해 상반기 40건에서 올해 상반기 33건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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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증시 호황기에 발행시장도 같이 호황을 누렸다. 분위기가 반전하자, 증권사들은 다시 빠르게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엔 유독 수장 교체 소식이 다수 전해졌다.
증권사별로 영입한 수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제각기 다르다는 지적이다.
먼저 삼성증권이 IB1 부문장 자리에 영입한 골드만삭스 출신 이재현 전무가 언급된다. IB1부문은 산하에 기업금융1본부(IPO), 기업금융2본부(커버리지·DCM·M&A), 투자금융본부를 두고 있다. 삼성증권 IB부문은 신원정 전 삼성증권 IB본부장이 지난해 삼성글로벌리서치 금융경영환경본부로 자리를 옮긴 뒤로 줄곧 공석이었다.
올해 들어 삼성증권 IB부문의 과제는 'ECM 부진 극복'이 됐다. 지난해 카카오페이 등 빅 딜 주관사 자리를 지키며 ECM 전체 주관 순위 7위를 기록했던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이 부문장이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가 과제다. 또 다시 외국계 증권사 출신을 영입하면서 내부 실무지들의 승진에 대한 의지가 좌초된 데 따라 내부 분위기가 악화한 점도 과제가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ECM 재건에 집중하고 있는 신한금융투자는 인사 김상태 전 미래에셋증권 IB 총괄 사장을 GIB 총괄 사장으로 영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최근 서윤복 NH투자증권 상무를 IPO 본부장 자리에 앉혔다. 신한금융투자는 서 상무에 '인력 관리'에 대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영입된 제이슨황 전 기업금융본부장은 본부장직을 내려놓고 남은 임기동안 전문위원을 맡았다.
조직 구조 변경을 통해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으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NH투자증권은 최근 ECM 부문에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70년대 후반~80년대 초반의 인사들을 부서장 자리에 앉혔다. 내부적으로 조직의 분위기에 변화를 줘야한다는 의견이 공감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상장이 예정됐던 SK그룹 계열사 원스토어, SK쉴더스의 대표주관을 맡았지만 두 거래가 상장을 철회하며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부서 줄이기'에 나섰다. KB증권은 증가한 IPO 딜(Deal)들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3개였던 IPO 담당 부서를 4개로 늘렸다. 그러나 최근 공모 시장 냉각 등 상황 급변에 대응하기 위해 ECM3부와 ECM4부를 다시 합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다만 수장 교체나 조직 구성 변경 등 인사(人事) 처방을 통해 인력 이탈 러시를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주니어 뿐만 아니라, 꽤 오랫동안 증권사에 몸을 담았던 시니어들의 이탈 사례도 생기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 투자금융부 VP(차장)급이 카카오뱅크 M&A팀으로, KB증권 IPO 팀장급도 카카오게임즈 투자팀으로 거처를 옮겼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여전히 인력 유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올초 야놀자 등 벤처기업들의 상장건을 도맡았던 IPO1팀에서 실무진 집단 이탈이 있었다. 대부분 사모펀드(PEF) 운용사나 벤처캐피탈(VC)로 옮긴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과 실무를 함께했던 각 증권사 수장들은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무력감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퇴사, 입사가 잦다보니 전문가로 육성할 기회도 없어지고, 남은 인력 역시 무력함을 느끼고 있다는 목소리가 자주 들린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상황이 부진한 기회에 증권사들이 조직 재정비에 나서는 분위기다"라며 "수장마다 주어진 과제가 다를 테지만, 결론적으로는 '실적'을 잘 내는 것이 목적인 만큼 하반기 리그테이블 결과를 통해 그 성과가 증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엎어진 김에 조직 재정비…수장 교체 통해 분위기 전환도
부진한 삼성증권과 급부상한 신금투, 새 수장 과제도 제각각
인력유출에 여전히 '몸살'…늘렸던 IPO부서도 '줄이기'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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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2년 07월 0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