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메신저 회사"라는 CIO…창업자의 확장 사업들은?
입력 22.07.19 09:54
Invest Column
  •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은 단순히 시장의 핫한 딜(Deal)을 넘어섰다. ‘투기자본으로의 매각’이라는 담론까지 더해지며 뜨거운 감자가 됐다. 그런 와중에 18일, 카카오 경영진이 카카오모빌리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간담회는 카카오의 정체성 자체에 큰 물음표를 남겼다.

     “카카오는 메신저 회사인데 메신저 회사가 택시 회사를 운영하는 게 맞지 않아 카카오모빌리티를 파는 것이다. 헤어샵과 완구도 그래서 정리 중이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이 설명은 졸지에 카카오그룹을 메신저 회사로 국한시키는 꼴이 됐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서비스는 카카오톡에 의존성이 없는 서비스라 자생이 가능하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반대 사례로 카카오페이를 들었는데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의 ‘더 보기’ 탭 의존성이 크기 때문에 페이와 메신저는 연관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자. 이런 단순한 논리라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등은 메신저 ‘카카오톡’과 의존성을 가진 산업들인지 묻고 싶다. 그렇지 않다면 메신저와 관련이 크지 않은 이들 사업도 잠재적 매물이라는 얘기와 마찬가지다.

    카카오 경영진은 카카오가 빠지는 것이 모빌리티 성장에 더 나은 결정이라며 카카오 공동체의 경영방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즉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카카오 공동체의 경영 방식과 수익 확대 등 사업 확장을 꾀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영 방식이 맞지 않다는 거다.

    과거 김범수 창업자 주도로 이뤄진 카카오그룹의 사업 확장과 현재 창업자 주도로 추진하는 글로벌 확장도 부정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 (카카오톡이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있는 수준의 점유율을 가진 메신저라고 보긴 어렵다) 그렇다면 카카오그룹은 수익은 1순위가 아닌, 사회적 기업인가. 

    카카오 경영진의 설명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과정에서 일어나는 분란을 잠시라도 잠재워보려는 궁색한 변명에 불과해 보인다. 이런 평가가 나오는 것에 대해 창업자의 생각이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