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TES 소수지분 매각 추진
입력 22.08.24 15:21
올해 인수한 싱가포르 TES, 일부 지분 PEF에 매각 추진
4천~5천억 조달할 듯…침체된 투자시장 분위기는 변수
  • SK에코플랜트가 올해 인수한 싱가포르 전기전자 폐기물 기업 테스(TES Envirocorp Pte. Ltd) 지분 일부를 매각한다.

    2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부터 테스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 위해 여러 국내 사모펀드(PEF)들과 접촉하고 있다. 별도의 자문사를 쓰지 않고 SK그룹과 일한 경험이 있는 PEF 위주로 투자 의향을 묻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상반기 싱가포르 투자법인을 통해 테스 지분 100%를 10억3800만달러(약 1조39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FI 유치 및 인수금융 활용 계획을 밝혔는데, 이번에 PEF로부터 3억5000만달러(약 47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유치하길 바라고 있다.

    국내 독립계, 금융계 PEF들이 테스 투자를 검토했다. 한 독립계 PEF는 투자 우선권을 받았으나 내부 심의를 넘지 못했고, 또 다른 독립계 PEF는 자금 목적이 맞지 않아 투자 의사를 접었다. 현재는 금융계 PEF 컨소시엄이 SK에코플랜트 측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친환경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주요 환경사업에서 수위권 입지를 구축했고, ‘아시아 1위 환경기업’을 목표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테스 M&A 외에 말레이시아 최대 환경기업 센바이로 지분 30%도 인수한 바 있다.

    회사는 내년 상장(IPO) 시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친환경 사업을 부각하고 있다. 증시가 침체된 상황에서 목표한 기업가치를 달성하려면 사업확장 성과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테스 FI를 유치하면 경영권은 유지하면서 신성장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가 상장할 때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친환경 사업을 꾸준히 늘릴 수밖에 없다”며 “테스 지분을 판 자금으로 다른 M&A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스 FI를 들이기에 시장 분위기가 아주 우호적이지는 않다.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출자자(LP)들도 보수적 기조로 돌아서며 PEF들이 과감하게 움직이기 어려워졌다. 테스 인수 발표 당시 1200원 미만이던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중반대로 치솟았다. 인수 때 기업가치에 맞춰 FI를 유치하고 있지만 잠재 투자자들이 느끼는 ‘실질 거래 배수’는 높아졌다는 것이다.

    SK에코플랜트 측은 “테스는 세계 각지에 사업장을 가진 우량 회사고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관심을 가지는 여러 투자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