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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이 2개의 지주회사 체제로의 개편을 추진한다. 현재 그룹의 두 축인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인적분할하는 방식을 우선 추진하고, 추후 주식교환 및 공개매수 등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겠단 복안이다. 논란이 일고 있는 물적분할 방식을 피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주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추후 주식교환 및 공개매수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은 현대백화점을 사업회사(현대백화점)와 투자회사(현대백화점홀딩스)로 인적분할하는 것이 핵심이다. 존속법인인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사업을 그대로 영위하며 지누스와 면세점 지분을 보유하고, 신설법인인 현대백화점홀딩스는 한무쇼핑과 현대쇼핑을 거느린 투자회사가 된다. 분할비율은 현대백화점 76.8%, 현대백화점홀딩스 23.2%이다.
물적분할과 달리 인적분할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현재의 현대백화점 주주들은 현대백화점과 현대백화점홀딩스의 지분을 동일하게 보유한다. 현재 현대백화점의 최대주주는 정지선 회장으로 지분 17.09%를 보유하고 있고, 계열회사인 현대그린푸드가 12%를 보유한 대주주이다. 정지선 회장과 현대그린푸드 모두 신설법인인 현대백화점홀딩스의 지분을 동일한 비율로 갖게 된다.
그룹은 추후 존속법인인 현대백화점 주주들을 대상으로 신설법인(현대백화점홀딩스) 신주를 발행하고, 현대백화점 주식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지주회사 체제 완성을 구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지선 회장과 현대그린푸드가 지분 약 29%를 현대백화점홀딩스 신주로 교환한다면, 현대백화점홀딩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에 근접하는 지분율을 충족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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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최대주주(23.8%)인 현대그린푸드도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한다. 지주회사가 될 존속법인(현대지에프홀딩스)은 현대리바트, 현대이지웰 등 자회사를 관리하고 사업회사인 현대그린푸드는 식품사업을 전담하는 신설회사가 된다. 분할비율은 존속법인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65.3%, 현대그린푸드가 34.7%이다. 현대백화점과는 달리 현대그린푸드는 존속법인이 신설법인의 지분을 확보하는 형태로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에서 “지주회사 전환 과정은 모든 주주의 이익이 일체 침해되지 않고, 증대할 수 있도록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적분할 후 주식교환과 공개매수 과정을 거치면 사실상 물적분할을 통한 자회사 설립 및 지배구조 개편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조를 확립하게 된다. 그럼에도 이처럼 복잡한 방안을 강구한 것은 주주들의 반발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금융당국은 현재 기업의 물적분할 및 재상장 기업들을 대상으로 재상장시 상장심사를 강화하고, 주식매수청구권을 도입하는 등 강도 높은 제제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물적분할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선택지란 평가를 받는다.
주식교환 및 신주발행 과정에서 모든 주주가 참여할 것으로 예단하기 어렵다. 굳이 두 개의 지주회사(현대백화점홀딩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사업회사(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100%를 보유할 유인은 없다. 오너일가가 사업회사의 주식을 전량 현물출자해 지주회사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면 그만큼 지배력 강화의 효과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 그리고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의 지분이 얽혀있기 때문에 계열분리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은 “향후 계열분리 가능성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그러나 일부 계열사의 합병, 주식교환 과정에서 현대그린푸드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백화점 및 자회사(ex.한무쇼핑 지분 0.4%) 지분 정리가 일부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회사의 분할을 위한 주주총회는 내년 2월로 계획돼 있다. 주식교환 및 공개매수 등 방안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는데 추후 공개매수가액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발생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 인적분할 추진
분할後 현물출자, 신주발행 통해 지주체제 완성
계열분리 가능성은 일축
오너家 지주회사 지배력 강화 '전망'
공개매수 과정에서 잡음 최소화가 '관건'
분할後 현물출자, 신주발행 통해 지주체제 완성
계열분리 가능성은 일축
오너家 지주회사 지배력 강화 '전망'
공개매수 과정에서 잡음 최소화가 '관건'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2년 09월 16일 17:4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