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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옛 사옥으로 유명한 광화문 콘코디언 빌딩에 투자를 검토 중이다. 몸값만 7000억원에 육박하는 콘코디언 빌딩의 가격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최근 금리가 급등하며 기대수익률이 낮아지고 있어 삼성증권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셀다운(재매각) 리스크가 거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은 DWS자산운용(옛 도이치자산운용)과 광화문 콘코디언 빌딩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증권은 일찍이 마스턴운용에 에쿼티 투자자로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마스턴운용이 인수를 위해 발행하는 우선주를 매입할 계획인데 적지 않은 규모로 예상된다.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우선시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우선주 투자자는 선순위로 배당 수익을 보장받는 대신 매각 차익은 보통주 투자자보다 더 적게 돌려받는다. 우선주 투자가 더 안정적이라면, 보통주 투자는 리스크를 떠안는 대신 매각 차익이 클수록 더 많은 이익을 돌려받는 구조다.
콘코디언 빌딩은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거래가 무산되면서 하반기에 남은 거의 유일한 '빅딜'로 평가된다. 마스턴운용이 제시한 가격은 3.3㎡당 3700만원대로 총 거래규모는 68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6만㎡ 이상의 오피스 빌딩이 많지 않은 서울에서 보기 드문 대형 매물인데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사옥으로 사용하기 위해 공들여 개발한만큼 자산 퀄리티가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 상황이 빠르게 악화된 터라 투자자 모집을 완주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란 목소리가 많다. 금리 상승으로 대규모 자금 모집이 쉽지 않아서다. IFC 매각 사례에서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으며 딜이 최종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마스턴운용 역시 에쿼티투자자 모집 및 대출 조달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마스턴운용이 콘코디언 빌딩 인수를 위해 승인 받아 확정된 대출·투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금리 급등으로 역마진 우려도 더욱 커진 분위기다.업계에서 추정하는 콘코디언 빌딩의 캡레이트(무차입을 가정했을때 부동산 매입 비용 대비 수익률)는 3%대다. 반면 상업용 부동산 선순위 대출금리는 6%로 알려진다.
부동산운용사는 통상 차입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지만, 오히려 이자부담이 커지며 역마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에 업계에선 마스턴운용이 오버펀딩으로 콘코디언 투자자에 배당할 자원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성증권의 투자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자금 회전이 빠른 증권사의 경우 셀다운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높은 금리로 대규모 자금 모집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셀다운 불확실성이 커졌단 분석이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검토가 보수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삼성증권이 위험을 떠안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삼성증권은 현재 콘코디언 빌딩 관련 투자를 검토하고 있을 뿐 확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증권 측 관계자는 "콘코디언 빌딩 관련 투자를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라고 밝혔다.
삼성증권, 콘코디언 빌딩 우선주 투자 검토
서울 오피스빌딩 시장서 보기 드문 대형 매물
다만, 금리 상승으로 대규모 자금 모집 어려워
기관, 보수적 투자 기조…셀다운 리스크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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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2년 10월 1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