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수장에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 선임…강호성 대표는 지주로
입력 22.10.24 14:48
계열사 대체로 유임 속 실적·주가 부진의 CJ ENM은 신임
구조조정 전문가 구창근 올리브영 대표, CJ ENM 대표로
  • CJ그룹이 3명의 최고경영자(CEO)급 승진·이동을 포함한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이 유임된 가운데 올 들어 실적이 부진했던 CJ ENM은 CJ올리브영 대표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번 CJ그룹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CJ ENM이다.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가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구 대표는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2010년 8월 이후로 CJ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CJ GLS 사업담당, CJ그룹 사업팀장·전략1실장, CJ푸드빌 대표 등을 거쳐 2019년 CJ올리브영 대표를 맡았다. 

    업계에선 구창근 대표가 CJ그룹 3대 수장 격인 CJ ENM으로 옮긴 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고 있다. 올 들어 CJ ENM의 부침이 컸던 만큼 이재현 회장의 복심인 구 대표를 구원투수로 내건 것이란 해석이 많다. CJ ENM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2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1% 감소했다. 회사 주가는 지난 6개월간 36% 떨어졌다. 

    구 대표는 사업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앞서 이재현 회장이 영입해 올 당시 'CJ푸드빌 적자 탈출'이란 특명을 내걸었는데, CJ푸드빌은 당해 인도네시아 매장을 끝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철수했고 알짜 사업이었던 투썸플레이스는 물적분할 후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다. CJ올리브영도 내부에선 성공적인 상장 기반을 닦아놨다고 자평하는 시각이 있다. CJ ENM 또한 향후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강호성 CJ ENM 대표는 지주사로 옮긴다. CJ는 지주사 경영지원대표를 신설하고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 강호성 대표를 임명했다. 이에 따라 CJ주식회사는 기존 김홍기 대표가 경영대표를, 신임 강호성 대표가 대외협력 중심 경영지원대표를 맡는 2인 대표체제로 전환된다.

    강 대표는 검사와 변호사 생활을 거쳐 2013년 그룹에 법무실장으로 합류한 인물이다. CJ는 지주사 경영지원대표직 신설 배경을 두고 "그룹 전반의 대외환경 대응력 강화 차원"이라 설명했다. 법조와 경영 모두를 경험해 본 대표급 인사를 배치함으로써 선제적으로 경영 리스크에 대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CJ올리브영 대표 자리엔 40대 여성 임원인 이선정 영업본부장이 내부 승진됐다. 내년 성공적인 상장을 최우선 과제로 임명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CJ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선정 대표를 두고 "1977년생 여성으로 그룹 내 최연소 CEO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라고 소개했는데, 일각에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측면에 대비한 포석이란 시각도 있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도 사실상 내부승진했다. CJ제일제당은 박민석 식품사업부문 식품성장추진실장이 신설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게 되면서 기존 식품성장추진실 내 식품전략기획 1담당의 이선호 경영리더가 선임됐다. 

    CJ는 "경기침체와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가 예상되는 2023년은 그룹의 미래도약 여부가 판가름되는 결정적인 시기"라며 "중기비전 중심의 미래성장을 내년 이후 일할 사람들이 주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인사 시기를 앞당겼다”고 전했다. CJ는 앞서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3 그룹 중기비전'은 내년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