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국내 은행, 자산건전성 압박 견뎌낼 수 있을 듯”
입력 22.11.10 16:44
  •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0일 발간한 "Banking Industry Country Risk Assessment: Korea" 제하의 보고서를 내놨다. 여기서 S&P는 민간부문의 높은 레버리지 비율과 가파른 금리상승에 따른 차주들의 상환부담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들은 적절한 대출심사기준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급격한 자산건전성 악화와 대손비용 증가를 방어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S&P는 “한국 경제는 성장세를 지속하겠지만 미국과 유럽 경기 둔화, 중국의 낮아진 성장률, 그리고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그 속도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최근 몇 년 동안 명목 GDP 성장률에 비해 대출규모가 빠르게 늘었으며, 이는 상환부담 증가와 부동산 시장 둔화 속에서 은행 건전성에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P는 국내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관리감독하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주택담보인정(LTV) 비율을 포함한 적절한 대출심사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 은행들은 상당 기간 동안 가계대출 관련 부실채권 및 연체 비율을 1% 이하로 유지하는 등 가계부채 건전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오고 있다.

    더불어 국내 은행들은 건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선, 해운 등 취약업종에 대한 익스포져를 축소시켰고, 이는 향후 자산건전성 악화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한 지난 몇 년 동안 거시경기 둔화에 대비해 추가적으로 쌓아온 대손충당금은 잠재적인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한 완충 작용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은행들의 평균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은 2019년말 약 112%에서 2022년 6월말 기준 약 206%로 높아졌다.

    S&P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경우 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차주 신용도를 고려할때 신용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했다. 2022년 6월 기준,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은행권 총 대출의 약 24%, 총 예금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은행권 총 대출의 약 3%를 차지하는 상호저축은행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지난 5년 동안 연평균 약 19%의 공격적인 대출성장세를 기록해온만큼 자산건전성 압박과 대손비용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6월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비중도 상호저축은행 총 대출의 약 10%로 추정되는 등 관련 익스포져도 상당한 수준이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는 유예기간을 거쳐 점차 정상화되겠지만 국내 은행들이 높아진 LCR 규제를 충족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들은 저원가성 예금 보다는 조달비용이 높지만 정기예금 또는 은행채 발행 등을 통해 유동성 버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S&P는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통합LCR 규제 정상화 유예는 국내 금융시장의 단기자금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은행을 통한 자금 및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S&P는 “국내 은행들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개선된 리스크 관리 전력과 면밀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바탕으로 외화자금 조달과 유동성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